▲19일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학교석면 조사결과 및 안전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방진 마스크를 쓴 채 학교에서 발견된 석면텍스를 들어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주도해 대청소까지 마친 학교 여러 곳에서 석면이 또 검출됐다. 심지어 이들 학교는 개학 후 이미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과 시민단체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은 이달 6일부터 16일까지 학부모 신청을 받아 종로구 덕수초등학교와 관악구 난곡초, 강남구 대왕중학교, 성북구 석관고등학교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이들 학교 4곳 모두에서 백석면이 나왔고, 특히 석관고에서는 백석면보다 발암성이 높은 갈석면이 검출된 것으로 19일 밝혀졌다.
 
이번 석면 조사는 시민단체가 학교 곳곳에서 먼지나 각종 건축자재 조각을 채취해오면 서울시교육청이 정한 전문기관이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덕수초는 과학실 보관장 아래 있던 천장 마감재(텍스) 조각과 돌봄교실 안 보일러실 먼지 등 전체 시료(90개)의 25.6%인 23개에서 최대 3%의 백석면이, 대왕중은 30개 중 7개(23.3%)에서 최대 3%의 백석면이, 난곡초는 22개 가운데 2개(9.1%)에서 1% 미만 백석면이 확인됐다.
 
갈석면이 검출된 석관고에서는 79개 가운데 5개(6.3%)에서 석면이 나왔는데, 4개에서는 최대 3%의 백석면, 전산실 뒤 텍스 조각에서 2%의 백석면과 1%의 갈석면이 검출됐다.
 
서울시교육청은 4개 학교에서 석면이 검출된 시료 총 37개 가운데 3개만 일반교실 것이고 나머지는 붙박이장 등 옮기기 어려운 집기가 많은 과학실 등 특별교실에서 채취됐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에 석면이 검출된 학교 4곳과 지난달 환경부가 주관한 별도의 민관합동점검에서 석면이 나온 관악구 인헌초, 송파구 송파중 등 6개교에 추가 정밀청소를 했거나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겨울방학 기간 서울에서 석면제거공사를 진행한 학교는 총 95개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학교를 제외하고 겨울방학 기간 동안 석면제거공사를 진행한 나머지 학교에 14억 원을 투입해 공기 중 석면농도를 재측정하고 추가 정밀청소를 진행하기로 했다. 청소 후에는 학부모와 함께 잔재물 조사를 벌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전문가와 환경단체,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교 석면 안전대책 마련 태스크포스' 논의를 거쳐 더 발전된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남구 숙명여고는 학부모들의 조사요청에 서울시교육청이 협조공문까지 보냈으나 학교 측이 조사를 거부했다.
 
숙명여고 측은 "학부모가 조사요청을 한 적도 없고 교육청이 공문을 보낸 적도 없다"면서 "이달 3∼4일 자체적으로 업체 4곳에 의뢰해 석면잔재물 검사를 벌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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