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록의 상습적인 신도 성폭행 의혹이 사회 내에 일파만파 커지면서 한국교회에도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상당수의 일반 언론에서 이재록을 '이단교주'라는 언급 없이 '목사'라는 호칭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나 미투 운동을 기점으로 성추행·성폭행과 관련한 사회적 관심이 지대한 상황이라 정통교회의 타격은 더욱 상당할 수밖에 없다.
 

 ▲JTBC 뉴스룸이 지난 10일부터 양일간 이재록 씨가 여성신도들을 수십 년간 성추행·성폭행한 사실을 집중 보도했다.


"이단과의 경계선 모호해져 간다"
 

어제오늘 세간을 시끄럽게 했던 이재록 성폭행 관련 기사 밑에는 기독교를 규탄하는 내용의 댓글이 빗발쳤다. "기독교가 개독교가 되는 세상이죠.", "대한민국 최고의 직업은 목사다! 박수를 보낸다.-_-", "헌금 받고 신도 성폭행하고, 갈취에 협박까지 잘 먹고 잘사네!" 등 비난 수위가 상당히 높다.
 
이재록은 '대한민국의 사이비개신교 목회자'라고 엄연히 사전에서도 규정하고 있는 인물이다. 실제로 이씨는 예장 통합과 예장 고신 등 한국의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인사로, 원래 그는 예수교대한성결교회(예성)총회 소속이었지만 교단에서 제명당하자 독자적으로 교단을 만들어 '만민중앙성결교회'의 목사를 자처해왔다.
 
그럼에도 일반 언론에서는 이재록의 '상습적인 신도 성폭행'을 교회 안에서 벌어진 '목사의 성적 타락 사건'으로 잇따라 보도하면서 정통교회의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JTBC 뉴스룸은 지난 10일부터 양일간 이재록 씨가 여성신도들을 수십 년간 성추행·성폭행한 사실을 집중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기도처'로 알려진 경기·서울 아파트에 비밀 거처를 마련한 뒤 여성 신도를 불러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성폭행 뒤에는 매번 피해자들에게 수백 만원에서 수천 만원까지 돈봉투를 건넸다. 더욱 경악스러운 사실은 이씨가 피해자들에게 집단 성행위까지 강요했다는 증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중이어서 사태는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송보도 상에서는 이를 언급함에 있어 이단이라는 명확한 표현이 사실상 누락돼 있었다. 이후 여타의 언론 보도에서도 정통교회와 구별되지 않은 불명확한 보도가 양산됐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연초에도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신천지를 미화하는 기사가 일반 중견 언론사에 실려 충격을 샀다. 지난 1월 S신문은 신천지 교리를 홍보하는 내용을 담은 이만희 교주의 인터뷰 기사를 대서 특필했다. 기사에 의하면, 신천지는 그동안 평화와 나눔, 봉사를 통한 희망을 전해왔다고 소개돼 있다.  

 

이처럼 한국 사회 내에서 정통교회와 이단 간의 경계는 점차 모호해지고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최근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까지 겹치며 그나마 남아있던 경계선 역시 허물어져 가는 판국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는 "이단으로 규정된 종교단체 지도자들을 마치 정통교회 지도자들이 음행하는 것처럼 오해를 사도록 보도하고 있다"면서 "언론이 보도하는 데에만 집중해 정통교회와 교인들이 피해를 보는 것에 대해 무관심한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론들은 어떤 경우에도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하고, 차후에 이런 왜곡과 오류들이 생기지 않게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이번 계기를 통해서는 기독교 지도자들이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언제나 행실에 조심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