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4년. 세월호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두고 기독인들이 마련한 '세월호참사 4주기 기억예배'가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공연장에서 열렸다. 안산시가 16일 합동 영결식 이후 안산합동분향소를 철거할 예정인 가운데 분향소에서 드려지는 마지막 예배인만큼 그 어느때보다 기독인들의 참여가 높았다. 천 여명의 참석자들이 모인 이 곳에서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 뿐 아니라 세월호 사고 원인 규명과 4·16생명안전공원 설립을 위한 기도시간이 마련됐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하루 앞둔 오늘(15일) 기독인들이 연합해 마련한 '세월호참사 4주기 기억예배'가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공연장에서 열렸다.ⓒ데일리굿뉴스

 

"이 곳에서 다시 만나는 날까지 기억하기를"

온 국민이 잊을 수 없는 세월호 사건 당일을 상기시키는 듯 예배는 오후 4시 16분에 시작했다. 예배의 시작을 알리는 4번의 타종이 울리며 참여자들은 304인의 이름이 적힌 노란종이를 들고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한 추모예배를 드렸다.

단원고 2학년 5반 故이창현 학생의 어머니 최수환 씨는 예배 초대문을 발표해 참석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 304명이 외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세월호 사건 이후 4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는 더 뚜렷하고 선명하게 들린다"며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세상에 없다. 우리사회가 사람의 생명을 경시하고 소모품으로 여기지 않고 이웃과 더불어 안전하게 살아야 한다. 이것이 아이들의 외침에 우리가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로 기도한 정경일(새길교회) 예배위원은 "우리는 지난 4년 간 아이들을 단 하루도 잊지 않았다. 오늘 이 자리에서 아이들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마음에 다시 새긴다"면서 "이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의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 질 때까지, 이 땅에 유가족에게서 슬픔이 사라질 때까지 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고백했다.

말씀을 전한 박인환 목사(화정교회)는 세월호 희생자 故유예은 학생을 언급하며 "주일마다 교회에서 예쁘게 웃음 지으며 인사하던 이 학생을 잊지 못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 사람의 이름에는 그 사람의 얼굴과 삶이 녹아있다. 그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면 그의 삶이 내게로 온다. 그러므로 희생자들의 이름과 삶을 기억하자"면서 "또한 전 정부가 귀한 생명이 죽어가는 그 순간 구조에 책임을 다 하지 못했던 점과 울부짖는 유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6일 합동 영결식 이후 세월호 분향소가 철거된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무엇보다 생명안전공원이 설립되는 기간에 세월호 희생자들이 잊혀질까봐 걱정한다"면서 "우리 모두가 세월호로 아파하는 이들을 기억해야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설교 후 참석자들은 고통받는 자들의 편이 되어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세월호의 아픔을 한 마음으로 기억하기를 소망하며 성찬에 참여했다. 진광수 목사(고난함께)는 "예수께서는 4년 전 세월호의 죽음을 여전히 기억하신다. 예수의 기억과 우리의 기억을 하나로 모아 하나의 빵과 하나의 잔을 함께 나누자"고 성찬기도를 했다. 

희생자들과 가족들에게 하늘의 위로가 있기를 선언한 이진형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의 발표에 이어 참석자들은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생각하며 드리는 기도 △진상규명을 바라며 드리는 기도 △안산 지역과 교회를 생각하며 드리는 기도 △분향소에서 드리는 마지막 기도를 했다.

예배 후 참석자들은 흩어지지 않고 다함께 분향소로 행진함으로써 세월호 희생자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다짐의 시간을 가졌다.   

한편, 세월호 4주기 이후 분향소 주일예배는 5월부터 매달 첫 주에 진행될 예정이다. 정확한 장소와 시간은 페이스북(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는 기도회, 세월호합동분향소 주일오후예배)을 통해 공지한다는 방침이다. 

 

 ▲'세월호참사 4주기 기억예배' 참석자들은 304인의 이름이 적힌 노란종이를 들고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한 추모예배를 드렸다.ⓒ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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