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관련 근로자 10명 중 9명이 성범죄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방송 관련 현장의 #Me too가 끊이질 않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10명 중 9명이 성범죄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방송계갑질119와 방송스태프노조준비위원회(이하 위원회)가 18일 서울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총 223명(여성 209명, 남성 14명)의 근로자가 '성범죄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223명 가운데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 등 피해 경험을 진술한 비율은 89.7%(200명, 복수응답)에 이르렀고, '피해를 봤다'고 한 응답자 80.4%는 '피해 후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한 채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88.3%는 방송사가 성폭력 사건 발생을 인지하더라고 적절한 처리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원회는 "주목할 것은 '피해 경험에도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한 이유'와 '방송사가 적절한 처리를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유'가 공통적으로 불안정한 고용형태에서 기인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방송 현장에서의 성폭력 발생 원인에 대해 응답자의 78.5%는 '성폭력 행위자와의 권력관계'를, 66.4%는 '비정규직, 프리랜서 등 고용상의 불안'을 꼽았다. 
 
위원회는 성범죄가 만연해 있는 방송 관련 현장에 정작 성범죄를 신고하고 처리할 전담 창구가 없는 것을 지적했다.
 
설문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 가운데 73.5%는 '일터에 성범죄 전담 창구가 전혀 없다'고 답했으며, 창구가 있더라도 '나는 신고하고 처리를 요구할 자격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15.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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