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주요 쟁점이었던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회담에 앞서 미리 나타났다.  회담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를 선언한 가운데 5일 후 개최될 남북정상회담을 향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졌다.

 

 ▲북한이 지난 21일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데일리굿뉴스 

 

北 핵실험장 폐기선언에 美·EU 환영

북한이 지난 21일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중단하고 경제건설에 집중할 것을 선언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일 김정은 위원장의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통신은 이 회의에서 '경제 건설과 핵부력 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라는 결정서가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21일 전했다.

결정서는 북한의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중단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명시했다.

북한의 이번 발표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비핵화 의지 여부가 회담장에서 이루어질 쟁점이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선제적으로 발표돼 놀라웠다"면서 "이 결정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진전이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질 북미정상회담까지도 성공적인 결과가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북한의 발표에 국제사회는 지금까지 요구해 온 '비핵화 사전조치'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았다는 해석을 보였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선언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고 주요 실험 부지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는 북한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아주 좋은 소식이자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외신은 "북한의 결정이 남북 정상회담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한 놀라운 발표"라며 "이 결정은 북한이 미군 철수라는 전제 조건 없이 비핵화에 관해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문재인 대통령의 발표 후 몇 일 안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영국 BBC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페데리카 모게리니 고위대표는 "이와 같은 북한의 선언은 오랫동안 갈망했던 것"이라며 "이번 일이 증명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CCTV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새 전략 노선을 선포했다면서 이번 일은 '정치적 대사건'이라고 전했다.

특히 중국 외교부 루캉(陸慷) 대변인은 "북한의 핵실험 중단발표는 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인민생활 수준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관련 국가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각국의 발전을 위해 맡은 바 역할을 잘 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 언론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것이라는 가능성에 동의하면서도 북한의 발표가 구체적인 비핵화를 검증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이 긍정적으로 태도를 바꾼 것을 환영하면서도 완전한 비핵화가 이루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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