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혐오와 차별이 확대돼 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독교가 국가 간의 이해나 대립을 넘어 화해와 공생의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가 24일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제18회 한·일·재일교회 이주민협의회’를 개최했다.ⓒ데일리굿뉴스


한국사회 만연한 차별…"이주민 위한 방안 필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NCCK)가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NCCJ), 재일외국인의인권위원회, '외국인주민기본법 제정을 요구하는 전국그리스도교연락협의회'와 함께 24일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제18회 한·일·재일교회 이주민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특별히 한·일 양국의 가톨릭교회가 참가해 이주민 선교에 대한 현황과 정책들을 공유하며 연대를 도모했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참석자들은 한국사회 이주민들의 냉혹한 현실을 밝히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기조보고에 나선 김은경 목사(NCCK 이주민소위원회 위원장,익산중앙교회)는 한국교회 이주민 선교의 현황을 소개하며, 이주민들을 향한 차별이 한국사회에 만연해 있음을 지적했다.
 
김 목사는 먼저 제도에 의한 폭력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즉 열악한 노동환경을 견디지 못하거나 복잡한 체류 규정을 지키지 못해 미등록자로 전락하는 이주노동자들이 해마다 수천 명에 이르고 있다는 실정이 그것이다.

 

이처럼 미등록자가 된 이들에 대한 정부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이를 피하다가 사망에 이르는 이주 노동자의 사고가 빈번하게 발행하고 있다는 것이 김 목사의 지적이다.
 
제도에 의한 폭력과 함께 이주민들을 괴롭히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점차 심화되고 있는 인종차별 현상도 제기됐다. 이주민을 향한 비하와 멸시, 차별이 일상생활에서 버젓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인종차별은 UN이 규정한 명백한 범죄행위임에도 우리 정부는 이런 행위를 처벌하거나 막기 위한 어떠한 법률적 근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보수 기독교의 책임이 크다. 일부 보수 기독교인들이 동성애와 이슬람과 관련해 거짓뉴스를 퍼뜨리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고 인권조례 폐지에 앞장서고 있는 게 문제"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이어 이러한 엄혹한 현실을 개선하는 한편 이주민 선교의 과제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미츠우라 고로우 주교(일본가톨릭 난민이주이동자위원장)는 일본 교회의 이주자에 관한 공동의 비전을 설명하며, 실질적인 교회의 역할을 제시해 개선방안을 공유했다. 그는 "일본 교회는 이주자에 관한 비전으로서 '국적을 초월한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서'(2017년 개정판 발행)를 각국 언어로 번역하고 그 실현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면서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내용으로는 △에규메니칼적인 연대 △시민NPO나 변호사들과의 협력 중시 △외국 이주신자들을 위한 모국어 예배 진행 △신앙을 키워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 제공 등 이주민 선교에 필요한 구체적인 방안이 포함돼 있다. 이를 필두로 현재 일본 교회들은 전국적 규모의 사목자의 모임(브라질, 스페인어를 말하는 남미인, 중국, 베트남, 선원사목)도 진행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협의회의 주요 쟁점은 세계 교회와 연대해 이주민 선교의 대처방안을 지속적으로 공유해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됐다. 이명생 목사(NCCJ 재일외국인의인권위원회)는 "지금의 난민 그리고 이주노동자가 처한 가혹한 인권 상황은 세계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면서 "같은 과제에 직면하고 있는 세계 교회가 서로 연대를 도모해 계속적으로 문제를 거론하고 대처방안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18회 한·일·재일교회 이주민협의회는 '한·일교회의 이주민선교 현황과 전망, 그리고 과제”라는 주제로 약 50명(일본측 25명 참가)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3일 개막해 25일까지 2박 3일간 진행된다. 특히 협의회를 모두 마치고 일본측 참가자들은 25일 진행되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기 수요집회에도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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