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신앙의 조화'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다. 오늘날 기독직장인들에게 직장에서 기독교인답게 살아가는 법은 가장 필요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가정과 교회보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직장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일터사역자 방선오 장로가 30년 직장생활을 토대로 조언을 건네는 자리가 마련됐다.
 

 ▲19일 서울 중구 성도교회에서 방선기 목사, 방선오 장로와 함께 한 북콘서트 '방방 브라더스 일터행전'이 열렸다.ⓒ데일리굿뉴스


'회사 다녀오겠습니다' 아닌 '예수님, 함께 출근해요'
 

직장에서 기독교인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소개하는 북콘서트 '방방 브라더스 일터행전'이 19일 서울 중구 성도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북콘서트는 직장선교의 대부로 꼽히는 방선기 목사와 방선오 장로가 함께 했다.

 

방선오 장로는 1983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30여 년 동안 직장생활을 경험했다. 이를 바탕으로 방 장로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일터사역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일터사역자란 일터에서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성실히 살아가면서 일터에 유익한 사람이 되며 삶으로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다.

 

방 장로는 “하나님은 우리를 교회사역 뿐 아니라 일터사역에도 부르셨다”며 "우리는 예수님과 함께 출근해 예수님과 함께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추천하는 예수님과 함께 일하는 훈련법은 매일 아침 '큐티'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방 장로는 "예수님이 일에 개입하시도록 복잡하고 어려운 업무를 큐티 기도 제목에 적으라"고 말한다. 이외에도 바쁜 직장 생활 틈틈이 '단숨기도' 올리는 법, 일요일도 근무해야 하는 직장인이 '주일성수'를 하기 위한 방법 등 직장에서 실천 가능한 지침들이 일터행전에 담겨 있다.


'직장선교'하면 일반적으로 신우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방 장로는 직장선교의 핵심은 크리스천끼리 모여 직장에서 예배 드리는 것보다 기독직장인들이 일과 삶에서 신앙을 나타내는 데 있다고 말한다.
 
방 장로는 “한 때는 일터사역이 신우회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다”면서 “신우회는 일터사역을 위한 굉장히 좋은 밑거름이지만 신우회 활동을 넘어서 직장인의 일상적인 업무 영역에 예수님이 들어오시는 것이 진정한 일터사역이다. 업무 속에서 하나님이 일하길 원하신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30년 직장생활의 성공 비결은?…'예수님'

 
방 장로는 최고의 전문가는 예수님이라고 단언한다. '내가 하는 일에서 만큼은 내가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최고의 전문가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 그는 업무노트를 예수님께 일일이 공개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기도하라고 권한다.

 

방 장로는 “예수님을 일터에 모시니까 예수님이 정말 일을 잘하시더라”면서 “기독직장인들 역시 일터에서 하나님을 체험한 경험들이 있을 텐데, 이를 모으면 또 다른 ‘일터행전’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방 장로의 큰 형이자 역시 일터사역자로 잘 알려진 방선기 목사는 이번 <일터행전> 책에서 이원론을 설명한 부분을 가장 추천했다. 방 목사는 “교회에서 전도를 엄청 열심히 하는 한 분이 직장일을 부업 정도로 생각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처럼 한국교회 많은 성도들이 교회생활 따로, 직장생활 따로라는 이원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서 “일터행전은 이원론 문제를 명확하게 분석하고 해결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방 장로에게도 교회와 직장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였다. 방 장로는 "교회에서 뿐 아니라 일터에서도 예수님과 만나고 동행하기 위해 출근 기도와 퇴근 기도, 회의 전후 기도, 업무나 대인관계에서 발생한 일들을 하나님에게 얘기하면서 대화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터에서 기독교인답게, 즉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는 방법으로, '정체성(Identity)+융화(Harmony)=영향력(Influence)'라는 IHI 원칙을 제시했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만 강조할 경우 조직 안에서 왕따가 되고, 융화에 치우치면 어느새 주변 사람들과 구별되지 않는다. 방 장로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나타내면서 사람들과 잘 어울릴 때 직장에서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 장로는 "술을 한 잔도 마시지 않으면서 4차까지 자리를 지킨 나를 보고 사람들이 감동했는지 회식 술자리에 앞서 대표기도를 부탁하더라"며 그가 겪은 일화를 예로 들었다.

 

방선오 장로는 향후 복음을 쉽고 재미있게 전하는 만화책을 써보고 싶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출간 계획을 묻자 방 장로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이번 책에 삽입된 삽화도 전부 직접 그렸다"며 "믿지 않는 사람들도 복음을 이해할 수 있는 만화책을 내보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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