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강력부가 발표한 '마약류 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은 1만 4,123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마약은 드러난 통계 수치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류를 투약하지만 수사기관에 인지되지 않거나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암수범죄(暗數犯罪)가 20~30배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마약에 중독될 때 처음부터 강한 마약으로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며 입문약물로 시작해 하드 드럭(중독성이 강한 마약)으로 넘어가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경고한다.ⓒ위클리굿뉴스

 
SNS와 은밀한 딥웹 통해 거래, 적발 어려워
마약류의 암수범죄가 이처럼 크게 늘어난 원인은 마약을 유통·공급할 수 있는 수단이 훨씬 다양해지고 은밀해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특정 범죄조직이 지역별 유통망을 가지고 마약을 공급했기 때문에 일반인이 마약을 쉽게 접하거나 구하기 어려웠다. 마약은 유흥업소 종사자들이나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유학생들이 주로 소비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인해 누구나 손쉽게 마약류를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밀수·밀매 등 마약류 공급 사범은 2016년 4,036명으로 2015년 대비 24.7%가 늘어났으며, 대부분 '채팅앱'이나 '딥웹(포털에 검색되지 않는 암호화된 사이트)'을 통해 판매 및 투약자 물색이 이뤄졌다. 이 경우 투약자와 판매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 ‘우편’이나 '국제특송택배'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적발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한 필로폰 1회 투약분(0.03g)의 가격이 10만 원, 대마초 1회분(0.5g)이 1만 원, 엑스터시 1정이 3만~4만 원으로 가격이 높지 않다. 마음만 먹는다면 호기심으로 마약을 구입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최근 엑스터시와 대마초와 같이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마약류의 적발이 크게 늘었다. 엑스터시와 대마초는 젊은이들이 주로 클럽에서 밤새워 춤을 추며 노는 파티에서 사용했기 때문에 '파티용 마약'으로 불린다. 파티용 마약은 게이트웨이 드럭(Gateway drug), 즉 입문약물로써 다른 마약에 비해 중독성이 낮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끊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젊은이들은 파티용 마약은 인체에 크게 해롭지 않다는 마약상들의 유혹에 넘어가 대수롭지 않게 마약을 시작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마약에 중독될 때 처음부터 강한 마약으로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며 대개 대마초와 엑스터시, LSD와 같은 입문약물로 시작해 하드 드럭(Harddrug-필로폰, 헤로인 등 중독성이 강한 마약)으로 넘어가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검찰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번지는 마약류 사범 증가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인터넷 모니터링을 강화해 마약류 공급의 원천 차단에 힘쓰고 있다. 또한 현재 운영되고 있는 '검찰·세관 합동수사반'을 보다 확충하고 해외도피사범 강제송환 등 국제공조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마약류 생산·수출국의 마약퇴치역량을 향상해 국내 마약류 밀반입을 차단하는 한편, 투약자와 중독자 교육 및 치료 활동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