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생태학자, 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위클리굿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만났다. 대화 중 상당 부분을 '인구문제'에 집중했다. 놀라 물었다. 인구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온 이유를. 답했다. "경제는 곧 인구문제입니다." 그의 말은 정확했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토드 벅홀츠(Todd G. Buchholz)가 뭐라 했나? '저출산은 경제적 번영의 산물'이라고 하면서 '거대한 중산층이 존재를 드러내면 항상 출산율 하락이 시작된다'고 말했다(<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2016). 김 부총리는 경제학자다웠다. 경제관료로서 전문성은 그의 관심사로 표명됐다. 경제적 빈곤은 노동력 확보를 위해 아이를 많이 낳게 만든다. 넉넉한 살림은 중산층의 출현과 함께 자녀 양육비용을 따지게 된다. 하나라도 제대로 키우자고 한다. 출산율이 떨어진다. 반려동물과 함께 여유로운 생활로 눈길을 돌린다.

출산율이 떨어지면 국가는 소멸할 수밖에 없다. 국가만이 아니다. 교회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주일학교가 폐쇄된다. 교회는 노령화된다. 사회 전반이 무너져 내린다. 위기다. 그런데 아무도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한다. 북한의 핵폭탄 보다 더 무서운 것이 '저출산'이라는 시한폭탄이다. 핵폭탄 위협을 제거하는 일에 리비아식 모델 남아 공식 모델이 있듯이 저출산 해결에 '교회모델'을 만들 수 없을까? 해답은 있다.

현재 저출산의 핵심 중 하나가 '보육'이다. 독일의 종일학교(Ganztagsschule)가 좋은 시사점이다. 종일학교는 1960년대 말에 등장했다. 60여 년 전 일이다. 독일 전국 학생 중 40%가 2만 개 이상의 종일학교에 재학 중이다. 출산율도 1.5명 수준에 이르고 있다. 여성 취업률은 70% 수준이다. 일, 가정을 양립할 수 있어서다. '경단녀'는 줄었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종일학교를 통해 협동심과 배려하는 마음 등 품성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교회가 갖추고 있는 도시 중심의 공간 자원과 인적 자원을 활용해볼 수 없을까? 이전의 선교원처럼 종일학교를 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교회는 단순한 건물을 넘어서 우리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이 된다. 아이를 맡기기 위해 교회를 찾는다. 아이를 데려가기 위해 교회를 찾아온다. 하루 두 번이다. 어디 그뿐일까? 학부모 미팅을 하게 된다. 교회는 스며드는 영성으로 그들의 마음을 그리스도께로 향하게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교회는 미션이 있다.

선교 초기 한국교회는 감동과 유익 그리고 재미의 코드로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켰다. 당시에는 군수물자를 나눠주고 구휼미로 백성들의 주린 배를 채웠다. 축첩제도 폐지 운동과 한글 운동으로 감동을 주었다. 문학의 밤, 성가합창제, 축제 등 교회는 재미로 가득했다. 교회와 사회 생태계가 바뀌었다. 녹슨 칼을 버려야 한다. 우려먹는 것도 한두 번이다. '해체와 재구성'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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