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가 국교인 이란이 여성들에게 문을 굳게 걸어 잠갔던 축구경기장을 드디어 여성들에게 자리를 내줘 화제다.
 
 ▲이란이 종교적인 이유로 여성들의 출입을 금지했던 축구경기장을 월드컵을 맞아 여성들에게 개방해 화제다.(사진제공=연합뉴스)

여성의 권리 억압했던 상징…"역사적 사건"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현지시간으로 20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이란과 스페인의 경기 단체 관람, 응원 행사가 열렸다.
 
이란 당국은 이 행사에 여성의 입장도 허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란은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사회가 종교화되면서 1981년 10월 5일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 프로축구리그 경기를 마지막으로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금지했다.
 
비록 실제 경기는 아니지만 이날 37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 여성이 축구경기장에 입장하게 되는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진 셈이다.
 
'자유'라는 뜻의 아자디 스타디움의 이름과 달리 '금녀의 영역'인 이곳은 이란 여성의 권리를 억압하는 상징처럼 여겨진다. 이란의 인권단체, 여성계에서는 줄곧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풀어달라고 요구해오고 있다.
 
종종 여성 축구팬이 남장을 하고 몰래 경기장에 들어가기도 하는데 경찰은 이들의 신원을 추적해 체포한 바 있다.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금지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남성 관람객에게 욕설이나 성범죄를 당할 수 있다는 게 보편적이다.
 
이란과 함께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금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1월 이를 전격적으로 허용했다.
 
이날 이란의 여성 축구팬들은 남성들과 섞여 경기가 생중계되는 대형 스크린을 보면서 마음껏 소리치며 이란팀을 응원했다. 비록 히잡을 둘렀으나 남성 못지 않게 열정적으로 월드컵의 밤을 만끽했다는 후문이다.
 
이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여성들이 아자디 스타디움 관중석에서 '역사적 순간'을 찍은 사진과 동영상이 셀 수 없이 게시됐다.
 
애초 여성은 가족을 동반해야 한다고 공지됐으나 현장에서는 여성만 입장해서 제지하지 않았다. 또 남녀 관객의 구역이 구분되지도 않았다.
 
한편 여성들에게 경기장을 개방하는 것은 지난 15일 열린 이란과 모로코 경기 때, 단체 응원에 대한 여론이 높아져 스페인전에서 이를 개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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