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북미정상회담의 후속으로 진행되는 북미비핵화 실무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7월 5일부터 7일까지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방북 길에 올랐던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사실상 ‘빈손’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화해무드가 조성한 이후 처음으로 ‘핵 무력 건설(building of nuclear force)’이란 단어를 언급하며 미국을 향한 강성발언을 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월 12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조선 혁명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하자(Let Us Accelerate Advance of Korean Revolution)’라는 제목의 영문 사설을 통해 “경제 건설과 핵 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승리를 위해 중단 없이 전진해 온 패기로 사회주의 경제 건설의 전선에서 새로운 번영의 국면을 열어야 한다(Let Us Accelerate Advance of Korean Revolution)”고 강조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에 대해 유화적인 자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12일(현지시간)에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전격 공개하기까지 했다.
 
트럼프의 이러한 행동은 자신에 대한 믿음·신뢰와 함께 북미 관계의 ‘새로운 미래’와 ‘획기적 진전’을 언급한 김 위원장의 발언을 직접 소개함으로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평양행을 놓고 제기돼온 ‘빈손 방북’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이와 함께 북미 정상 간에 재확인된 확고한 의지를 토대로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비핵화 후속 협상을 다시 본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영국으로 출발하고 나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아주 멋진 편지. 아주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친서를 첨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김 위원장의 친서는 7월 6일 자였다. 이를 통해 볼 때 이 친서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당시 회담 카운터파트였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통해 건네진 것으로 보인다.
 
이 친서는 각각 1장 분량의 한글본과 영문본으로 돼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이라는 글씨 위에 친필 사인이 돼 있으며 마지막에 ‘2018년 7월 6일 평양’이라고 쓰여 있다.
 
김 위원장은 ‘미합중국 대통령 도날드 트럼프 각하’라는 제목의 친서에서 “친애하는 대통령 각하”라고 존칭을 써가면서 “24일 전 싱가포르에서 있은 각하와의 뜻깊은 첫 상봉과 우리가 함께 서명한 공동성명은 참으로 의의깊은 려정의 시작으로 되었다"고 말했다.
 
친서에는 또 “나는 두 나라의 관계 개선과 공동성명의 충실한 리행을 위하여 기울이고 있는 대통령 각하의 열정적이며 남다른 노력에 깊은 사의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미 사이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는 나와 대통령 각하의 확고한 의지와 진지한 노력, 독특한 방식은 반드시 훌륭한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며 “대통령 각하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신뢰가 앞으로의 실천과정에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라며 조미관계 개선의 획기적인 진전이 우리들의 다음번 상봉을 앞당겨주리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친서에는 '비핵화'라는 표현이 직접 담겨 있지는 않다.

이번 북미 대화 국면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사실이 공개된 것은 지난 5월 말∼6월 초 김 부위원장의 방미 때에 이어 두 번째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기자들에게 “어느 시점에 여러분에게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른다”고 했지만 실제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트위터를 통해 친서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북측의 양해를 사전에 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외교적 결례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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