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다시 ‘시끌’…팽팽한 찬반 여론, 헌재 결정 ‘주목’

윤화미(hwamie@naver.com)

등록일:2018-07-17 17: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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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역대 최저 기록을 세웠다. 올해는 1%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저출산 우려와 함께 또 한켠에서 논란이 되는 이슈가 있다. ‘낙태죄’다.
 
여러 통계를 종합해볼 때 연간 40만 건의 낙태가 음지에서 시행되고 있다. 여성의 기본권이냐, 태아의 생명권이냐의 해묵은 논쟁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제는 권리를 넘어, 안정된 임신과 출산을 보장하지 못하는 열악한 사회안전망의 근본적인 문제도 논의될 시점에 있다. 낙태죄를 둘러싼 사회적 분위기와 찬반 입장을 정리했다.
 
▲여성단체들이 7일 광화문 광장에서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결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헌재, 낙태죄 위헌 여부 심리 “낙태죄 손질 필요해”
 
최근 극단적 페미니즘 커뮤니티로 통하는 ‘워마드’ 홈페이지에 낙태 인증 사진이 올라와 충격을 줬다. 글쓴이는 ‘낙태인증’이란 제목으로 탯줄과 함께 몸 밖으로 꺼내진 태아 사진, 이를 난도질한 뒤의 사진과, 이를 ‘한남유충’이란 말로 비아냥대는 게시글을 올렸다.
 
지난 10일에도 예수 성체를 훼손한 사진을 올려 논란을 빚었던 워마드는 “성당을 불태워야 낙태죄를 폐지하겠느냐”며 낙태죄 존속을 주장하는 천주교에 강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오래 전부터 논쟁의 대상이었던 낙태죄 폐지 문제는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위헌 여부를 다시 심리하면서 도마에 올랐다.
 
헌재는 지난 2012년 낙태죄 헌법소원 심판에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지만, 근래 이진성 헌재소장을 비롯한 재판관 다수가 낙태죄 손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이번 결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임신과 출산, 가정에 대한 사회적 개념이 시대에 따라 변하면서 낙태죄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여론도 영향을 줬다. 지난 해 ‘낙태죄를 폐지해달라’는 국민청원에 23만명 이상이 동참하면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고, 정부는 “임신중절(낙태)에 대한 새로운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덮어놓고 낳으면 내 인생은?”…낙태죄 폐지 촉구
 
이런 가운데, 여성계는 7월 첫 주를 ‘낙태죄 폐지 집중 행동 주간’으로 정하고 여론몰이에 나섰다. 여성단체들은 지난 7일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낙태죄 폐지 촉구 집회를 열기도 했다.
 
각계 각층의 시민들로 구성된 1,500여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여성도 사람이다! 기본권을 보장하라!", "낙태죄는 위헌이다! 낙태죄를 폐지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헌재를 향해 낙태죄 위헌 결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덮어놓고 낳다 보면 내 인생은 폭망한다”, “출산율만 중요하냐 내 생명도 소중하다”고 외치며, 여성을 출산의 도구가 아닌, 스스로의 삶을 결정하는 주체로 대우할 것을 요구했다.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임신부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보다 뒷전일 수 없는, 헌법상의 기본권임을 강조한다. “임신으로 일과 학업, 꿈을 포기하게 된다면 그 여성의 인생은 누가 책임질 수 있는가” 묻고 있는 것이다.
 
▲생명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17일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낙태죄 합헌 결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데일리굿뉴스

“태아 생명이 최우선…여성 위한 안전망 마련돼야”
 
반대로 낙태죄 존속을 주장하는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은 임신부의 권리 이전에 태아의 생명권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생명운동연합 등 낙태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17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신하겠다, 피임하겠다는 결정권이 여성에게 있다. 그러나 잉태된 아기를 죽일 결정권은 그 누구에게도 없다. 잉태된 아기는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그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책임의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간생명의 시작은 수정된 순간이기에 모든 잉태된 생명은 공동체로의 보호를 받아야 함에도 그 생명이 태중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위협하는 것은 생명에 대한 심각한 차별이므로 낙태죄 폐지를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단체들은 여성들의 출산과 양육을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출산을 선택한 여성들이 아이를 안전하게 낳고 양육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미혼부의 책임을 강화하는 양육책임법 제정, 한부모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 임신부모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등이 있어야 하고, 사회공동체의 책임으로 인식할 것을 강조했다.
 
우리 사회에서 미혼모의 경우, 임신과 출산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미흡하고 산모와 태아가 사회적 외면을 당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라는 점에서, 이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마련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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