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과 은행연합회, 국가정보원은 민·관 합동으로 보이스피싱 범죄의 경각심을 높이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했다.ⓒ위클리굿뉴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가 지난해부터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거듭되는 단속에 한동안 잠잠했던 보이스피싱이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하루 평균 피해액만 6억 7,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총 2,431억 원으로 전년(1,924억 원) 대비 26.4% 늘어났다. 피해 건수도 5만 13건으로 8.9% 증가했는데, 건당 피해 금액은 훨씬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는 더 심각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 올 2월 상반기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인출·전달책, 송금책, 조직 총책 등 핵심 범죄자들에 대한 추적 및 검거에 초점을 맞춰 집중 단속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이스피싱 범죄 발생과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이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1월까지 합해 보이스피싱 가담자 총 4,345명을 검거했고 602명을 구속했다. 이는 전년 동기(3,071명 검거, 264명 구속)와 대비했을 때 대폭 늘어난 수치다. 2017년 상반기 3,368건이었던 범죄건수는 2018년 상반기 4,642건, 피해액도 405억 원에서 613억 원으로 늘어났다. 하루 평균 25건, 약 3억 원의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한 셈이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유형으로는 "저금리로 대출 해주겠다"고 유혹하는 대출 사기형이 66.7%로 가장 많았으며, 경찰과 검찰, 금융감독원 등의 사칭이 30% 가량을 차지해 그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피해자가 금융사나 경찰 등에 확인 전화를 걸면 악성코드를 활용해 보이스피싱 가담자가 전화를 가로채는 등 그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으며 범죄도 조직화·국제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검거된 보이스피싱 범죄 가담자 대부분은 재중동포인 조선족 출신이었고, 국내 단기 체류 중인 외국인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보이스피싱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인의 부탁이나 금전적인 어려움으로 범죄에 가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범죄 가담자 중에 동남아계 외국인이 공범인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하며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은 사건에 연루됐다며 전화로 송금·인출을 요구하거나 만나서 돈을 받아 대신 보관해주는 일도 절대로 없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아울러 “이런 전화를 받은 경우에는 우선 침착하게 전화를 끊고 금감원(1332), 경찰(112), 검찰(1301)등 해당 기관에 직접 전화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과 은행연합회, 국가정보원은 민·관 합동으로 보이스피싱 범죄의 경각심을 높이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홍보물을 한국어·영어·중국어 버전으로 제작해 배포하기로 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이 홍보물은 은행 영업점과 공항환전센터 등에 집중 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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