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광복 73주년의 의미와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

김영한 교수(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

등록일:2018-08-13 09: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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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한 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 교수
 ⓒ데일리굿뉴스

 
다가오는 광복 73주년이 오늘날 우리 국민에게 주는 감회는 새롭다. 100년 전 조선은 일제 식민지 아래 있었고, 우리 겨레는 나라를 잃었다. 1945년 미국이 주도한 연합군의 승리로 우리는 일제에서 해방 되면서 자유와 독립을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진주한 소련군과 미군에 의해 곧 38선 이북과 이남으로 분단됐다. 반쪽의 광복이었다.

오늘날 그 이남인 한국은 시장 경제를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나라로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이뤄 선진국 대열에 접어들었으나, 이북인 북한은 공산주의를 채택해 아직도 인권과 자유가 없고 경제적인 빈국(貧國)으로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무기를 가진 독재 군사국가로 오명을 가지고 있다.

광복 73년은 비록 시행착오를 거쳤으나 세계사에 유래 없는 성공의 길이었다

광복 73년 대한민국의 역사는 해방과 나라를 되찾은 감격을 경험한 세대에게 놀라운 성공 이야기로 실감된다. 잿더미에서 일어나 기간산업을 일으키고 과학기술을 터득해 경제를 발전시킨 20세기 후반 한국의 역사는 실패와 망국과 좌절로 중첩된 20세기 전반의 일제의 식민지가 된 우리 역사와 좋은 대조가 된다. 해방 후 북한 공산군의 남침으로 인한 3년간의 한국전쟁으로 식민지로 수탈된 국토는 더욱 황폐화됐다.

우리는 세계 최빈국으로서 어려운 시절(보릿고개와 나무껍질로 연명)을 겪으면서 하나님이 우리 민족에게 주신 DNA인 포기 없는 끈기와 근면, 피땀의 노력으로 1970년대 산업을 일으켜 한강의 기적을 이뤘고 1987년 후진국이 겪는 군사 독재통치를 대통령직선 5년 단임제로 바꿔 역동적 민주주의도 이뤄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에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수직 상승했다. 한국적 산업혁명과 민주혁명의 결과 광복 후 채 60년 만에 대한민국이 준(準)선진국으로 떠오른 것이다.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성취다. 교육수준의 수직적 향상, 경이로운 경제성장과 산업화, 세계에 유례없는 전국적 산림녹화, 정치적·제도적 민주화 성취에 우리는 민족적 긍지를 느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자학적(自虐的) 비관론을 극복하며 경제발전에 기초한 국력 신장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광복 73년의 과정에 나타난 빛과 그림자가 극단적으로 엇갈려도 전반적 통계 지표는 한국이 선진국 문턱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한때 우리가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을 꿈꿨던 것처럼 수많은 동남아시아 노동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제3세계 노동자들이 ‘코리안 드림’(Korean Dream)의 희망으로 한국 사회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게 생생한 증거다.

지난 73년 동안의 공과를 진솔하게 반성하자

우리 대한민국이 갈 길이 아직 먼 것도 사실이다. 여태까지 달려온 73년은 땀과 눈물의 길이었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엔 커다란 걸림돌이 놓여 있다. 불만과 불신이 끓는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나라를 지옥에 빗대는 ‘헬(hell) 조선’이란 말까지 나왔다. 시민들의 삶은 팍팍하며 미래는 불확실하다.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다.

오늘날 젊은 시대는 5포(抛)세대라 일컬어진다.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청년 세대들이 포기하는 것도 늘고 있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이른바 ‘3포(抛)세대’는 옛말.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5포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2030세대’(20대와 30대를 아우르는 말) 2명 중 1명은 다섯 가지 중 하나 이상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나친 외형팽창적 경제 발전으로 인한 사회적 빈부 격차가 심화되었고, 우리 사회가 지나친 경쟁위주의 사회가 된 데 기인한다. 신자유주의 생존 경쟁에서 뒤치진 세대들이 많아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제조업 위기가 심상치 않다. 여전히 우리 산업의 뼈대이자, 고용 창출의 근간인 제조업이 흔들린다는 것은 우리나라 경제 자체가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신호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국 제조업 위기는 경쟁국들, 특히 중국의 약진, 환율과 세계경기 침체 등 외부 여건 악화가 영향을 미쳤지만, 부의 창출보다는 분배에만 편향된 현 정부의 시대적 상황에 맞추는 적절한 경제 정책 추진(새로운 성장 동력과 첨단 신기술 개발 육성)이 미흡했다는 것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에 일부 치우친 육성책을 내세운 면도 없지 않다.

통일이 시급한 것이 아니라 먼저 한국내의 안정된 사회통합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통일은 정권 잡은 자들 사이의 흥정 대상이 아니라 양 주민인 북한 주민과 한국 주민들이 결정하는 것이다. 북한 주민의 인권과 아무런 상관없는 통일협상이 무슨 의미 있는가?

2차까지 있었던 판문점 회담 이후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나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들의 송환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이것은 인도주의에 입각한 한국정부가 가져야할 태도는 아니며, 유엔이나 국제사회에서 비난받을 수 있는 사항이다. 비핵화 협상과정에는 북한주민의 인권과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들의 송환협상이 함께 진행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핵 폐기 일정이 구체화되지 않는 시점에서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 선언에 보조를 맞추려하는 것은 한국을 여전히 핵위협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부임한 미국 해리스 주한 대사가 말하는 것처럼 “종전 선언이 있으려면 비핵화를 향한 핵시설의 완전한 명단을 제출 등 북한의 상당한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적인 안목이다.

그리고 북한과의 화해 일편도 정책보다는 한국사회의 화해와 내적 통합이 우선시되어야 더 강력하게 통일 드라이브를 할 수 있게 한다.

한국교회는 보수 연합기구들이 연합하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어 사회에 영향력을 끼쳐야

2015년 12월 19일 한국통계청 종교 발표에서 개신교 신자가 967만명(19.6%)으로 전통종교인 불교 신자 762만명(15.5%)를 제치고 제1종교가 됐다. 천주교인들은 389만명(7.9%)으로 나타났다. 천주교 신자까지 합치면 한국인 1350만명이 기독교 신자라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을 향한 하나님의 은혜와 복 내리심이다.

그리고 개신교가 성장 가운데 많은 사회적 스캔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인정을 받은 것을 보여 준다. 개신교가 사회적 걱정과 비난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우리 사회에 주도 종교로서 사회적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신교는 우리 사회에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신자수를 가진 보수교회는 2012년 한기총이 비리로 내분이 일어나 한기연, 한교총 등으로 분열되어 사회적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한교총이 올해 8월 중 법인 설립까지 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연합단체의 분열은 고착화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하나 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보다는 자기들의 이해관계를 추진하는 기구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밖에 안 된다.

그리고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자기들의 사회적 위상에 걸 맞는 지도력과 윤리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아직도 늦지 않다. 한기총, 한기연, 한교총이 각기 권력욕과 명예욕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이 한반도에 실현되도록 조속히 연합하고 하나 된 기구를 만들어 일치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요청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정부와 사회가 개신교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국가주의와 제왕적 포퓰리즘으로 나아가는 정부의 선한 감시자가 되라

정권은 5년, 길어야 10년이지만 국가와 국민은 지속적이다. 우리 사회는 진보정권 10년, 보수정권 10년을 경험한 바 있다. 정치 지도자들은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것이나 국민과 국가는 지속적으로 있고, 역사의 주체가 된다. 정권 담당자들은 자신들이 한시적 청지기라는 사실을 알고 하나님과 국민들에게 겸허한 마음으로 봉사해야 한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교회 지도자들은 권력자들과 즐겨 만나기보다는 먼저 하나님과 독대하며 이 시대를 향한 그분의 뜻을 경청하는 기도와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 교회 지도자들은 양식 있는 국민들의 비판적 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강단 설교와 시민운동 등 여러 경로를 통해서 현 정부를 끌고 가는 위정자들에게 예언자의 소리로 전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서 반만년 통해 한반도를 지켜주시듯이 반쪽인 광복인 우리나라를 앞으로 온전한 광복인 자유민주 통일한반도로 이끌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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