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총장 퇴진을 촉구하며 졸업 거부에 나섰던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학생들이 300만 원에 달하는 재수강료를 내야 졸업을 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지난 3월 수업 및 졸업 거부와 건물 점거 농성에 나섰던 총신대학교 학생들. ⓒ데일리굿뉴스

24일까지 등록금 납부 못하면 '졸업·강도사 인준'에 차질

총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총신대 캠퍼스 내 갈등이 심화된 지난해 11월, 신대원 학생들은 신대원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곽한락 전도사)를 중심으로 수업과 졸업을 거부하고 건물 점거 농성을 벌이며 학교에 맞섰다.

3월 말부터 교육부가 총신대 사태 수습에 나서면서 학생들은 지난 4월 수업에 복귀했지만, 졸업을 거부했던 학생들은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가을학기에 일부 과목들을 재수강해야 하는 상황이다.

예장합동 총회에 따르면 당시 졸업 거부에 동참한 신대원생은 170여 명이다. 이들은 이달 24일까지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300만 원에 달하는 수업료를 납부해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졸업과 강도사 인준에 차질이 생긴다.

특히 최근 강도사 고시에 응시해 합격한 학생들은 이번 학기에 졸업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강도사 인준을 받지 못한다.

300만 원의 등록금을 내고 미이수 과목을 재수강해야 하는 총신대 신대원 이의성 전도사는 “수업을 거부한 것은 개인의 결단이었기 때문에 수업료 또한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기본적으로 느낀다”며 “함께 졸업 거부와 수업 거부에 나섰던 학우들도 등록금을 또 내야 하는 상황에 불만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전도사는 그러나 “24일까지 급하게 300만 원을 마련하는 부분에 막막해 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대부분 전임 사역을 하고 있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고, 등록금 분납이 가능한 것도 아니라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가 전계헌 총회장 명의로 서신을 발표하고, 교단 소속 교회들이 총신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사진은 기독신문에 올라온 총회장 목회서신의 일부. ⓒ데일리굿뉴스

예장합동 총회 나서 소속 교회에 ‘장학금 지원’ 호소

이런 가운데 예장합동 교단이 총회 차원에서 해당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

전계헌 총회장은 서신을 통해 “졸업 거부나 수업 거부 학생들이 사역자로 헌신하고 있는 교회에서는 해당 등록금을 장학금으로 지급해주길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전 총회장은 이어 “교회 형편상 장학금을 지급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많으며, 학부 학생들의 경우 교회에서 사역을 하지 않는 학생들이 다수여서 교회의 지원을 직접 받기도 어려운 형편이므로 졸업 거부 학생들과 수업 거부 학생들이 없는 교회일지라도 이들을 위해 장학금을 총회 계좌로 기탁하면 전액 학생들에게 공평하게 지급하겠다”며 교단 소속 교회들이 모금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러한 총회 측 대응에 대해 이의성 전도사는 “총회장 서신을 보고 졸업 거부자들은 굉장히 환영하는 반응이었다”며 “사실 붙잡을 소망이 많이 없기 때문에 모금이 잘 이뤄진다면 거기서 보조를 받고, 또 위로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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