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통적인 음악적 스타일 대신 개성 있는 음악적 색깔로 재미있게 예수를 찬양하는 노래가 있어 눈길을 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귀에 쏙쏙 꽂히는 가사까지. 기독인들의 귀와 신앙까지도 사로잡는 CCM을 소개한다.  
 
 ▲유니즌(Unision)의 CCM <맛 잃은 소금> 뮤직비디오는 각 교회의 청소년 및 청년공동체에서 자주 '리메이크' 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부천의 어느 교회 청년부가 제작한 뮤직비디오의 캡처화면이다.
 
웃기지만 그 안에 '교회의 본질' 담은 CCM 3선

"성가대가 노래하면 실력평가/안가져온 헌금찾아 뒤적뒤적/밥먹을 땐 누가볼까 눈만껌벅/술마시고 담배 필 땐 무신론자/목사님이 몰라준다 투덜투덜/보기싫은 사람있어 교회바꿔/그래도 헌금은 꼬박꼬박 왜냐?/봉사하면 그 대가로 복 받을테니"
 
CCM 전문 그룹인 Unison 2집 앨범 <탕자의 노래>에 수록된 곡 '맛 잃은 소금'의 가사 앞부분이다. '세상에서 썩지 않고, 맛을 잃지 않는 소금과 같은 믿음을 갖자"라는 메시지를 담아 교회 성도들의 신앙생활 이면의 모습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흥을 돋우는 멜로디가 매력있어 헌금송 및 교회 부서 특송으로 부르면 '깔깔깔' 웃는 성도들이 적지 않다.
 
이중적인 신앙생활을 회개하고 어릴 적 순수했던 신앙을 회복하겠단 고백이 담긴 후렴가사는 잠시 웃음을 멈추고 자신의 신앙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한다.    
 
"내가 믿기편한 방식으로/자길 위한 예수님을 만들어내고/맘에 드는 말씀 골라/자기에게 이롭도록 해석하지/내가 믿기 편한 방식으로/나를 위한 예수님을 만들어내니/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은 없네"
 
찬양은 2002년 발매 후 16년이 지난 노래지만, 요즘 들어도 촌스럽단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야야야야야~' '둠두둠두~' 등 아카펠라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흥과 유쾌함이 담겨 있어 듣는 이로 하여금 흥얼거리게 만든다.
 
흥미로운 것은 유투브에 올라온 뮤직비디오다. 이미 많은 교회공동체가 노래 가사와 딱 맞아 떨어지는 연출과 출연으로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업로드 한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따라 부르면, 반박할 수 없는 가사 내용에 저절로 입 꼬리가 올라가는 이유는 뭘까.     
 
 ▲묻은의 1집 앨범 타이틀 CCM <교회는 요새 습해요> 뮤직비디오 

또 국내 교회 상황과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지는 CCM 곡도 있다. 작년에 발매된 '묻은'의 첫 앨범 타이틀 곡 <교회는 요새 습해요>다. 무엇보다 가사가 허를 찌를만큼 돋보인다.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피아노 선율이 어우러져 기독인들의 마음에 더욱 짙은 울림을 준다. 이 찬양을 들은 한 네티즌은 "천사가 부르는 노래 같다"라고 웹 상에 소감을 남기기도.

"교회는 요새 습해요/곰팡이가 필지도 몰라요/교회는 요새 습해요/다시 볕이 들기를 바래요/별빛을 잃은 계명성처럼/보이는 것 하나 없어도/공의는 사랑의 강 되어/밤하늘 밝히며 흐르리/다시 볕이 들기를 바래요"
 
한 편의 시처럼 반복되는 찬양 가사는 울적한 기분을 고조시키지만, 마지막 가사 "다시 볕이 들기를 바래요"에서는 한국 교회를 향한 애틋함과 간절한 소망이 느껴진다.
 
프로듀서 장민혁과 보컬 장동민, 건반연주 빈(Bin)으로 구성된 '묻은'은 "세상이 묻는, 교회가 묻은 노래"라면서 앨범을 소개하고 있다.
 
 ▲마가프로젝트의 <교회는 건물이 아니죠> 뮤직비디오 

"형~ 형형 형/아침부터 왜 이렇게 불러싸/형 그거알아?/뭘~/교회가 건물이아니래/어?!/교회가건물이아니래/아님..교회가 건물이아니면 그럼 뭐여?! 빌딩이여?!/그건나도 모르지"
 
마가프로젝트의 CCM <교회는 건물이 아니죠>는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하다. 뮤직비디오에 담긴 CCD팀 PK의 코믹하고도 그루브가 돋보이는 워십댄스는 가사를 더욱 집중하게 한다.
 
요한복음 2장 19절과 고린도전서 3장 16절 말씀을 멜로디컬한 랩에 실었다. 노래 도입에서 "교회가 건물이 아니"란 말에 물음표를 던진 형과 동생에 '진정한' 교회의 의미를 정확하게 짚어준다.
 
"건물이 필요하긴 해도 교회는 건물이 아니죠/눈에 보이는 건물이 교회의 본질은 아니죠/교회가 건물이라는 편견을 버려요/죽음에서 사흘만에 부활하신 예수님이 바로 교회랍니다."
 
 ▲싱잉앤츠의 <전도사 마누라는 다 예쁘다네> 라이브 공연

웃기면서도 뭔가 공감 되는 것 같은 CCM

그런가 하면 신앙생활을 하면서 겪는 소소한 일상을 유쾌하게 담은 CCM도 있다. 마치 '내 이야기', '아는 사람 이야기'처럼 평소 한번 쯤은 생각했을 법한 이야기를 풀어낸 찬양이다.
 
묻은의 최근 발매앨범 <청년들 좀 쉬게 해줘요>는 취업난과 학업, 스펙 쌓기에 지친 청년들이 교회에서도 셀 모임과 교회학교 교사, 리더모임과 선교까지 하며 '쉬는게 쉬는 것이 아니'란 고백과 한탄을 담았다.
 
장민형 프로듀서는 "지친 청년들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그들의 현실을 이해하는 교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곡을 썼다"고 전했다.  
 
포크송을 연상케 하는 CCM <전도사 마누라는 다 예쁘다네>는 어쿠스틱 4인조 인디밴드 '싱잉앤츠'가 2013년 앨범 <뜰로 나아오라>에 실은 찬양이다.
 
이 곡은 '사모님'을 위한 찬양이라고 불리면서 신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기도 했다. 결혼식 축가로도 꾸준히 사용되고 있다. 
 
"전도사 마누라는 다 예쁘다네/가진 것 하나 없는데 마누란 예뻐/전도사 마누라는 다 예쁘다네/매력 덩어리 그댄 전도사/미스터리 매력 그댄 전도사/멋진 인생들 그댄 전도사"
 
 ▲C.P.R의 <오진 예수>

가사가 웃겨서 자꾸 듣게 되긴 하는데말 많았던 CCM

반면 찬양을 지루해 하는 어린 세대를 위해 딱딱하고 어렵지 않은 가사를 담은 밴드C.P.R (Church Praise Revolution)의 <오진 예수>. 지난해 멜론 실시간 검색 1위에 지속적으로 오르내리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멋있다 뜻인 '오지다'와 게임에서 최종 레벨 수준인 '만렙' 등 10,20대 사이에 유행하는 이른바 '급식체' 가사로 예수님을 찬양한다.
 
일각에서는 가사가 신성한 종교를 불경스럽게 만들었단 지적이 있었지만, C.P.R의 이화익은 "우리가 바라는 건 아이들이 자신의 언어든 아니든 마음을 다해 예수님을 찬양하는 걸 보고 싶은 것"이라면서 "종교에 대한 장벽을 낮추면서도 신성은 해치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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