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슬러시를 마음껏 맛보도록 슬러시 카페를 차린 교회가 있다. 시원한 슬러시를 무료로 마실 수 있어 이 교회에는 동네 아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구세군영등포교회는 2013년부터 매년 여름 교회 1층 로비에서 '슬러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추석 연휴 전까지 슬러시를 제공한다. ⓒ데일리굿뉴스

동네 어린이들, "교회 가는 게 좋아요"

매년 여름이 오면 구세군영등포교회 1층 로비엔 슬러시 카페가 열린다. 

동네 어린이들은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거나 학원에 가는 길에 교회에 잠시 들러 시원한 슬러시를 맛본다.

올해 유난히 긴 폭염이 이어지면서 많게는 하루 400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이 이 슬러시 카페를 찾았다.

교회 인근 문래초등학교에 다니는 이정현(10) 군은 "더운데 시원한 슬러시도 마실 수 있고, 학원 가기 전에 친구들과 교회에서 모여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좋다"며 활짝 웃었다.

구세군영등포교회는 지역 어린이들을 섬기며 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2013년 여름에 슬러시 카페를 처음 열었다.

슬러시를 맛본 어린이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이곳은 자연스럽게 동네 아이들의 '핫 플레이스'가 됐다.

슬러시 카페는 전적으로 교회 성도들의 봉사로 운영된다. 이들의 꾸준한 섬김은 전도로 이어지기도 했다. 

2년 전 슬러시를 마시러 처음 교회에 방문했던 심예준(11) 군은 주일학교 예배에 열심히 출석하는 어린이 성도가 됐다. 

심 군을 시작으로 여동생과 부모도 교회에 나오게 됐다. 심 군은 "이제는 교회가 제2의 집처럼 느껴질 정도로 교회에 오는 게 좋다"고 웃어 보였다.
 
▲'슬러시 카페'와 '주니어 악대'를 운영하는 구세군영등포교회는 동네 어린이들의 '핫 플레이스'가 됐다. ⓒ데일리굿뉴스

동네 어린이들이 편안하게 드나드는 교회

교회는 아이들이 슬러시를 마시러 교회에 찾아올 때마다 쿠폰에 도장을 찍어준다. 쿠폰에 확인 도장을 모두 채우면 선물도 받을 수 있다.

교회가 이렇게 문턱을 낮추면서 지역 어린이들은 편안하게 교회를 드나든다.

구세군영등포교회 김규한 사관은 "교회에 다니는 아이나, 다니지 않는 아이나 누구든지 쉽게 발걸음 하는 그런 공간으로 교회를 꾸며 나가고 있다"며 "이곳에 찾아오는 아이들이 결국에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면 좋겠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는 동네 어린이들에게 악기 연주를 가르치며 '주니어 악대'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악기 교육 프로그램은 학부모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가정의 전도로 연결되어 열매를 맺고 있다.

김규한 사관은 "어린이들이 먼저 교회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아이를 따라서 교회를 찾는 부모가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며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가정을 교회로 인도할 수 있는 좋은 사역들을 계속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놀이터, '슬러시 카페'는 겨울이면 '핫초코 카페'로 변신한다. 구세군영등포교회는 앞으로도 동네 어린이들이 편하게 찾아오도록 이 공간을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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