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이 전작 <신과 함께:죄와 벌>에 이어서 천만을 훌쩍 뛰어 넘는 관객을 모아 여름극장가를 주도했다.

한국의 전통적인 내세관에다 기발한 상상력을 컴퓨터그래픽을 통해서 구현시켰고 코미디와 액션이라는 대중적 장르를 결합시킨 것은 이 영화가 흥행의 기본 골격을 갖췄음을 의미하는 일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효와 용서’라는 윤리적 덕목까지도 내재돼 있어서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훈까지 주는 포장이 잘된 종합선물세트의 모양새를 이뤘다.

무신론이 주도하는 현대사회에서 이 영화의 뜻 깊은 가치는 ‘심판과 지옥’이라는 죽음 이후의 내세관을 제시한 일이었다. 전통적 내세관이 다분히 들어간 영화의 흥행돌풍은 한국인들이 종교적 가치관으로부터 완전히 돌아서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해서 종교인들에게는 희망적인 징조로 읽혀질 수도 있다.

문제는 영화의 내세관이 기독교세계관 관점에 비춰볼 때는 매우 다르다는 사실이다. 원한을 맺고 죽은 망자가 원귀(寃鬼)가 돼 저승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설정은 차라리 애교에 가깝다.

성경에 언급된 귀신은 희랍어 다이몬(daimon)을 번역한 말로 인격적으로 묘사(마8:31-33)돼 그렇지 악한 영을 부르는 통칭으로 한국 전통문화 속에서 뜻하는 죽은 자의 영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신과 함께>를 끌어가는 결정적인 내세관인 윤회사상이야 말로 영화의 개연성을 높이는 일인 동시에 기독교세계관의 입장에서는 매우 우려하는 사항이 아닐 수 없다. 윤회사상은 자연을 모방한 순환적 시간관을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 윤리적 가치관이 들어가면서 현세의 삶을 과거 전생의 삶의 결과로 해석하는 바람에 운명론적이며 수동적인 삶에 머무르게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기독교의 시간관은 직선적이다. 활을 떠난 화살이 결코 돌아오지 않듯이 한 번의 죽음과 심판(히9:27) 그리고 부활과 영생(요11:25)의 삶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환생을 믿는 기독교인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한국 갤럽이 2014년에 실시한 <한국인의 종교실태와 의식조사>를 보면 ‘사람이 죽으면 어떤 형태로든지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라는 환생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 기독교인 가운데 34%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불교인도 38% 밖에 믿지 않은 환생을 기독교인의 3분의 1이 믿고 있다. 이것은 <신과 함께>가 흥행에 성공한 이유 가운데 하나일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세계관 교육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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