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로코에서 강제결혼 등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효됐다. 이 법안엔 길거리와 공공장소에서 여성에게 성적 학대를 하면 500달러의 벌금을 물거나 1개월에서 최대 6개월의 감옥형 처벌을 받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납치감금 성폭행 피해를 입은 모로코 17세 소녀 (사진제공=연합뉴스)

발의된 지 5년 지나 뒤늦게 시행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관련 법은 강제결혼 금지와 함께 길거리나 공공장소에서의 성적인 학대 행위 금지, 일부 폭력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여성부 장관 바시마 하카위가 발의해 '하카위법'으로 명명된 이 법은 발의한지 5년이 지나 뒤늦게 시행됐다.
 
지난달 모로코에서는 카디자라는 17세 소녀가 남성들에게 납치돼 2개월간 감금된 상태에서 강제로 마약을 흡입하고, 끔찍한 고문과 함께 매춘을 강요당한 충격적인 사건이 알려진 바 있다.
 
납치한 남성들은 카디자가 마약에 취해 잠든 사이 나치 문양 등의 문신을 손과 팔 등 온몸에 낙서처럼 새겼고, 이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모로코를 포함한 전 세계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모로코에서는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범죄자가 피해자와 결혼을 하면 처벌을 면하게 해주는 법이 존속돼 오다가 2014년 폐지됐다.
 
앞서 2012년 성폭행범과 강제로 결혼한 16살 소녀가 결혼한 지 5개월 만에 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해외 언론에 보도되면서 인권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와 모로코 인권 운동가 등은 이번 법이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가정 폭력 처벌 등과 관련해서는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남편이 아내를 성폭행하는 것을 포함해 부부지간의 폭력은 증거를 제시하기 어렵고, 피해자를 보호할 장소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모로코 정부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18~65세 모로코 여성의 63%가 폭력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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