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에게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지원을 하는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이 추진된다. 대책 시행을 위해 정부는 관련 예산을 3배 이상 확대 편성하는 등 2022년까지 발달장애인 지원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이번 대책이 22만 명이 넘는 국내 발달장애인과 이들의 가족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유아기부터 청장년, 노년기까지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대책이 추진된다.ⓒ데일리굿뉴스

발달장애인 위한 교육, 취업 환경 개선한다
 
"아픈 환경에서 우리 사회가 한 번이라도 따뜻하게 발달장애인에게 마음을 보여준 게 있는지 그런 반성이 든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이날 정부는 2022년까지 영유아기부터 청장년, 노년기까지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은 생애주기에 걸쳐 10대 과제와 24개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먼저, 발달장애 조기 진단 강화를 위한 정밀검사 지원 대상은 현재  1,000명에서 7,000명으로 늘어난다. 소득기준 하위 30%에서 하위 50%로 확대된 데에 따른 변화다.
 
통합유치원은 1곳에서 17곳으로, 특수학교는 174개교에서 197개교로 확대된다. 특수학급과 특수교육교원도 늘어난다. 부모의 멘토링 교육을 통해 조기개입을 강화한단 내용도 담겼다.
 
또, 청소년기를 위한 방과 후 돌봄 서비스가 신설된다. 발달장애인의 취업과 고용을 위해, ‘발달장애인훈련센터’도 확대한다. 내년엔 중증장애인 지원고용 대상을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중노년기를 위해선 지역사회 커뮤니티 케어, 재가 서비스 등이 구축된다.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이 발표된 가운데, 부모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데일리굿뉴스
 
학부모들 "발달장애 향한 관심 환영"
 
이와 관련,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반응은 어떨까. 19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에 들러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가족들은 일단 환영한단 반응이다. 이들은 "이번 대책이 발달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어우러져 살 수 있는 첫 단추가 됐다며, 사회 인식의 변화까지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20대 자녀를 두고 있는 조소영(51, 서울 노원구) 씨는 "우리 아이는 보호자 없이는 스스로 목조차 가누지 못한다"며, "국가 차원에서 발달장애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대응책을 마련한단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 학생의 경우, 일반 학교를 다녔다가도 학생이나 학부모로 인한 왕따 등의 문제로 적응의 어려움을 겪고, 특수 학교로 옮겨지는 경우가 대부분"라며, "차별이 팽배한 사회 속에서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은 상당한 상처를 받는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장애인에 대한 차별 인식이 하루 아침에 변화될 수는 없지만, 이번을 계기로 장애 아이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협력해서 살 수 있는 세상이 빨리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미비한 부분도 존재…"아직까진 지켜봐야"
 
반면, 실효성 측면에선 미비한 부분이 많단 지적도 이어졌다. 김남연(51, 서울 성동구) 씨는 "대상자 수나 예산안 등을 살펴봤을 때, 전체 발달장애인 22만 6천 명 모두가 케어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소득 수준으로 혜택 자녀의 선을 두는 것과 관련해서도 시정이 필요하단 의견도 있었다.
 
발달장애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보호자의 빈자리'였다. 부모들은 "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나면, 발달장애 부모들은 가장 먼저 '우리 아이는 어쩌지'라는 생각이 불현듯 찾아온다"며, "지인이 상을 당해도, 자녀로 인해 집을 떠나지 못하는 부모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사고 등 발달장애 보호자에게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자녀를 맡길 수 있는 긴급 서비스가 필요하단 의견이 제시됐다.
 
부모들은 또, 자녀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1:1 멘토링과 같은 교육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언제까지 부모가 옆에 있을 수가 없는데, 지금 사회는 발달장애인이 자립적으로 생활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란 것이다.
 
"케어의 대상 아닌 자립의 대상으로 봐야"

이번 대책과 관련해 나사렛대학교 재활복지대학원장 김종인 교수는 발달장애인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에 의미를 둔다면서도, 발달장애인을 '케어'의 대상으로만 바라봤단 아쉬움을 표했다.
 
발달장애인들을 평생 돌봄의 대상이 아닌, 자립 가능한 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것이 우선돼야 한단 것이다.
 
김종인 교수는 "발달장애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상당히 많다"면서 "개인의 강점을 살려, 직업하고 연계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달장애인들이 자신의 신앙을 고백할 수 있도록 교회에서도 발달장애인을 위한 성경공부 개발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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