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디자인 간판은 특히 10~20대 절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가도 외국어 줄고 한글이 절반

“이 간판 뭐야? 귀엽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골목을 지나던 20대 여성 두 명이 걸음을 멈췄다. 이들 발길을 붙든 건 한 빵집 입구에 있는 ‘ㅏㅜㅓ’라는 간판이었다.

원래 ‘OUR’였던 이 집 간판은 올 초 새 가게를 내면서 한글 모음 세 개를 새긴 것으로 바꿨다. 기획을 맡은 CNP컴퍼니 측은 “한글 표기가 영어보다 세련되고 예뻐 보인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글 간판이나 상품명이 새삼 각광받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간판이나 상품에 새겨지는 글씨는 대부분이 영어나 프랑스어 같은 외국어였다. 낯설지만 남달라 보이는 인상을 준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요새는 반대다. 외국어도 한글로 표기해야 더 멋진 시대다. 한글 표기가 더 근사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10~20대 젊은층일수록 한글 디자인에 더욱 열광한다.
 
2015년 10월 한 일간지는 ‘우리말 사라져가는 대학가…간판 절반이 외래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불과 3년이 지난 요즘 대학가는 정반대다. 서울 봉천동 서울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골목 구석구석만 돌아봐도 한글 간판이 더 많다.

대학생들은 “요즘 우리 또래는 외국 여행을 가볼 만큼 가봤고 외국어도 대부분 잘한다. 그만큼 어설프게 잘난 척하는 간판보단 솔직하고 편한 한글이 더 멋져 보인다”고 했다.
 
서울 이태원동 카페 ‘무진장’ 관계자는 “한글 간판이나 로고는 직관적이다. 소셜미디어의 이모티콘이나 짧은 문자메시지처럼 명확하고 편하다”고 했다. 해석하거나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쉽고 귀여워서 젊은 세대가 한글 표기에 더 열광하는 이유다. 그는 “애국심 마케팅이 아니라 유행이고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