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로힝야족 학살 1만명…국제사회 '처벌' 압박

최상경(cs_kyoung@goodtv.co.kr)

등록일:2018-09-27 17: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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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인종 청소' 문제가 공론화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한 무자비한 탄압은 계속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유엔이 관련 보고서를 발표한 데 이어 미국까지 탄압의 실상을 알려왔다. 이제 미얀마 군의 잔혹상이 공식확인 된 만큼 관련자를 색출해 처벌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확산되고 있다.
 
 ▲유엔은 진상보고를 통해, 로힝야족 탄압이 본격화된 지난해 8월부터 1만 명 가량의 로힝야족이 학살됐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로힝야족 마을 지도서 사라졌다"…종족 궤멸 의도
 

"미얀마군 장성들이 계획한 작전의 잔혹함과 민간인 생명 경시는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미얀마 군의 로힝야족 학살 문제를 조사한 유엔 진상조사단 마르주키 다루스만 대표는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며 이렇게 개탄했다.
 
총 400여 쪽에 이르는 장문의 보고서를 제출한 진상조사단은 "미얀마 군부가 국제법정에서 기소할 수 있는 제노사이드(집단학살) 범죄 의도가 명백하다"고 밝혔다. 미얀마군이 로힝야족을 궤멸시킬 의도를 지니고 학살과 성폭행 등 잔혹 행위를 저질렀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1970년대 이후 불교도가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미얀마는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 로힝야족의 차별정책을 본격화했다. 그 뒤 로힝야족은 줄곧 '세계에서 가장 박해 받는 소수자'로 꼽히며 극심한 탄압을 받아왔다.
 
진상조사단이 작성한 금번 보고서에는 이러한 탄압의 잔혹상이 상세히 담겼다. 보고서는 로힝야족 탄압이 본격화된 지난해 8월부터 1만 명 가량의 로힝야족이 학살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학살은 체계적으로 자행됐다. 아이들은 총격을 당한 뒤 강물에 던져지거나 불구덩이에 던져졌고, 여성들과 소녀들은 집단성폭행 당한 뒤 불타는 집에 갇혔다. 조사단은 "보고서에 첨부된 위성사진을 보면 로힝야족 마을 400개가 지도에서 사라졌다"면서 "미얀마 군부 수뇌들을 대량학살죄로 기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5일에는 유엔에 이어 미국 국무부도 공식 발표를 앞둔 20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미얀마 군이 로힝야족을 상대로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잔혹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다만 유엔이 언급한 '집단학살'이나 '반인도범죄'로는 묘사하지는 않았다.
 
보고서는 "미얀마 라카인주 북부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는 극단적이고 규모가 크다"며 "로힝야족에게 겁을 줘 몰아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얀마군 작전은 주도 면밀하게 계획되고 조직적으로 진행됐다"며 "마을을 완전히 봉쇄한 채 총격을 가하고, 수백 명의 난민을 태운 보트를 침몰시키는 등 대규모 희생을 유발하는 전략을 폈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해 국제사회 비판이 커지는 상황이다.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로힝야족 학살 사건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미얀마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국제사회는 ICC 제소를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동남아시아 5개국의 정치인 132명 역시 "종족 멸실 청소를 자행했지만 정작 미얀마는 모든 것을 부인하고 있다"며 "'살인적' 만행을 저지른 미얀마 정부군을 국제사회가 사법 처리해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국제형사재판소는 지난 18일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탄압 문제와 관련해 예비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ICC는 예비조사에 결과에 따라 공식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하고 이후 미얀마군지휘권자 등을 기소할 예정이다.   
 
모진 박해로 신음하는 이들…"한국교회도 관심 가져야"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인종 청소' 문제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는 일찌감치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 5월 '한국교회 로힝야족 난민구호연합'(이하 난민구호연합)을 출범해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 유관기관인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이사장 정명기 목사)와 기독NGO가 참여하고 있는 난민구호연합은 현지에서 활동 중인 사단법인 지구촌구호개발연대와 협력해 구호활동에 나서는 등 현지 난민촌에서 난민들을 섬기고 있다.
 
지난해 11월 교회협 주관으로 모금운동을 전개해, 로힝야족에게 비상식량과 의약품 등 생계를 위한 보급품도 지원했다.
 
난민구호연합 이승렬 사무총장은 "불교권인 미얀마에서 이슬람을 믿는 로힝야족은 인종청소를 당하는 등 극심한 인권탄압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교회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배태진 지구촌구호연대 상임이사도 "현재 로힝야족은 성매매 등으로 팔려나가고 길에 버려져 방치되는 이들이 셀 수 없이 많은 지경"이라며 "교단을 초월한 연합 지원이 필요하다.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모진 박해에 시름하는 로힝야족의 마음을 한국교회가 어루만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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