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유튜브 세대'라 불릴 만큼 동영상을 만들고 공유하는 것에 매우 친숙하다. 그런데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엄마를 몰래 촬영해 올리는 이른바 '엄마몰카'부터 '자해인증샷'까지 자극적인 행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갈수록 난무하는 극단적인 표현 방식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엄마를 몰래 촬영해 올리는 '엄마몰카'부터 '자해인증샷'까지 자극적인 행태가 확산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선정적 콘텐츠' 만연…아이들 '일탈' 부추겨
 
"오늘의 미션은 엄마 엉덩이 때리기입니다."
 
유튜브 검색창에 '엄마몰카'를 검색하면 수많은 관련 영상들이 뜬다. '엄마 엉덩이 때리고 도망가기', '엄마 몰래 찍은 동영상' 등 시리즈물이 도처에 깔려 있을 정도다.
 
자신의 엄마를 몰래 촬영한 이 영상들은 자는 엄마의 모습을 찍어 올리거나, 엄마를 향해 위협적으로 장난감 총을 쏜 뒤 그 반응을 보여주기도 한다. 심지어 엄마의 속옷을 촬영해 공유하는 아이들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유튜브 라이브방송으로 엄마몰카를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아이들은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더 자극적인 영상 생산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남의 차에 이유 없이 돌을 던지는 가 하면, 어른들의 성범죄 장면을 따라 하는 등 일탈의 강도도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그런가 하면, 스스로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고 동영상을 찍어 공유하는 이른바 '자해인증샷' 역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최근 한 언론매체는 지속적인 자해행동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고등학생 딸을 둔 학부모의 인터뷰를 소개한 바 있다.
 
이 학부모는 딸의 자해행위가 심각해진 요인으로 'SNS 환경'을 꼽았다. 그는 "수위가 강한 사진들이 경쟁적으로 올라오는 SNS 환경에 노출된 영향이 큰 것 같다"면서 "관련 영상을 보면 자해에 대한 충동을 느끼고, 더 심하게 해 친구들에게 관심 받고 싶은 욕구도 든다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자해행동에 대해 보이는 댓글과 '좋아요'와 같은 관심이 충동적인 행위를 하게끔 부추긴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등장한 '대박자송', 즉 자살·자해 등 자극적 내용을 담은 '자살송'도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대가리는 의미 없어 장식품이야', '내 차례는 끝났으니 사요나라야', '대가리 박고 자살하자' 등의 가사로 이뤄진 이 노래는 160초 남짓한 길이에 '자살'이라는 단어가 13번이나 반복된다. 1년 사이 150만 회 가까이 재생될 정도로 급속도로 확산 중이다.
 
정보제재 강화해야…"부모의 적극적 관심도 필요"  
 
이 같이 청소년들은 선정적인 콘텐츠를 만들거나 접하면서 가치관이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채, 정서적 악영향을 받게 된다. 더불어 미디어를 통해 본 것을 그대로 학습하고 모방하게 되면서 일탈을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의식적으로라도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상대적으로 아동·청소년 층이 자극적인 표현에 물들기 쉬운 만큼, 보다 실효성 있는 법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근 국회에서도 자살유해정보 유통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청소년들을 보호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서영교 의원은 각각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서영교 의원은 "자살 유해 정보를 접한 청소년들이 이를 모방해 자살을 시도하고 자해행위를 유행처럼 퍼뜨려 모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이런 자극적인 콘텐츠 방조는 청소년기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해, 각종 심의를 통해 집중적으로 걸러내도록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이들의 올바른 가치관 정립을 위한 기성세대의 노력이 가장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결국 청소년들의 바른 인성 형성을 돕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기독교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 조성돈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러한 풍조가 만연해 진 데는 기성세대의 무관심이 한 몫 했다"며 "특히나 한국교회는 기독교 가치를 확산하면서 아이들의 생명존중 의식을 높이고자 힘써야 한다. 우선적으로 아이들이 왜 극단적인 표현 방식을 택했는지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바른 가치관함양을 위한 부모의 적극적인 관심도 요구된다"면서 "단순한 예방 교육이 아닌 서로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아이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는 시간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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