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심한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청년 층에서는 일명 '프리터족'이 늘고 있다. 프리터족이란 자유로움을 뜻하는 영어 단어 프리(free)와 근로자를 뜻하는 아르바이터(arbeiter)의 합성어로, 취업 대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해결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취업 포털 알바몬 조사 결과, 성인 아르바이트 종사자 1,053명 중 56%가 자신을 프리터족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취업이 되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거나 아르바이트만으로 생계를 꾸려갈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8월 기준 청년 실업률은 10%로,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 실질적인 실업률을 보여주는 체감 실업률도 청년층의 경우 23%에 달했다. 재난 수준의 고용 성적표에, 청년들은 정식 일자리가 아닌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단기 근로를 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의미하는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는 지난 7월 청년층에서만 10만 명에 달했다. (자료=통계청, 그래픽=김민성 기자) ⓒ데일리굿뉴스

“취업하고 싶은데…생계부터 해결해야죠”
 
서울 소재 한 대학교에서 강의실 정리와 행정 업무를 돕고 있는 A씨(30, 여)는 5년째 원하는 직장을 얻지 못한 채 아르바이트와 같은 단기 근로를 이어가고 있다.
 
이루고 싶은 꿈과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기회가 쉽게 닿지 않으면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씨는 “원하는 분야가 아니라 다른 분야의 일을 하고 있으니까 때론 우울하거나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도 있다”며 “일에서 열정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청년 층에서 이렇게 아르바이트 활동으로 생계를 해결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 단기 근로를 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의미하는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는 지난 7월 청년층에서만 10만 명에 달했다. 지표가 집계된 2015년 1월 이래 최대치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젊은 세대도 늘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30세 미만 일용직 건설 근로자는 2014년 6만8천여 명에서 2017년 12만5천여 명으로 3년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년 넘게 취업 준비와 함께 몸을 써서 일하는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종종 한다는 B씨(28, 남)는 “취업 준비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B씨는 “하루하루를 살고 지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큰 비전과 꿈을 찾는 과정에서 이러한 생활이 과연 맞는 것인지 고민이 종종 든다”고 덧붙였다.
 
▲30세 미만 일용직 건설 근로자가 3년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데일리굿뉴스

경제학 교수 “청년 취업난, 사회 전반적으로 큰 타격”
 
20~30대가 임시직 아르바이트와 일용직 근로로 전전하는 가운데, 경기 악화가 지속되면서 청년층의 실업률은 갈수록 치솟고 있다.
 
무엇보다도 청년 취업난의 장기화는 단지 젊은 세대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상황의 심각성을 더한다.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조동근 교수는 “경제 활동을 활발히 수행해야 할 청년 세대가 취업난으로 소득을 올리지 못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큰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청년들의 첫 출발이 여의치 못하면 개인도 그렇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큰 손실”이라며 “앞으로 만혼도 일반화되고, 인구 절벽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조 교수는 또 “청년층에서 세금을 낼 만한 소득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정부 예산을 어떻게 다 메꾸겠냐”며 “청년 취업난은 앞으로 점점 큰 문제로 연결되는 빌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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