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이른바 ‘워킹맘’의 현주소는 어떠할까. 최근 워킹맘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보고서가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워킹맘이 자녀를 키우는 데는 친정어머니, 시어머니 등 최대 7명의 손길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어릴수록 매달 100만원 가량이나 보육비로 지출돼 젊은 부부들의 비용 부담이 컸다.
 
 ▲7일 워킹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2018 한국의 워킹맘 보고서’가 발표됐다.(사진제공=연합뉴스)

月평균 보육료 77만원…”일·가사 병행 가장 힘들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 7일 내놓은 ‘2018 한국의 워킹맘 보고서’에 따르면, 워킹맘은 평균 23세에 첫 직장생활을 시작해 5.5년 뒤에 결혼해 1.4년 후에 첫 자녀를 출산했다. 첫 출산 후에는 약 10년간 영유아 및 미취학 자녀를 돌보며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등학생 이하 자녀가 있고 주 4일, 30시간 이상 경제 활동을 하는 기혼여성 16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워킹맘이 퇴근을 해서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평균 오후 6시 53분이었다. 이에 반해 어린이 집 등 보육기관들이 일찍 문을 닫으면서 ‘보육공백’이 컸다. 이 같은 보육 공백을 채우기 위해 워킹맘은 사교육 또는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실제로 영유아 자녀를 키우는 데 주변의 도움 없이 워킹맘 혼자 전담하는 비중은 15.8%에 불과했다. 미취학 자녀를 돌보는 데는 부부 포함 양가 부모님, 육아 도우미 등 최대 7명이 매달려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은 부부 외에 추가로 1명의 도움을 받는다고 답했다.
 
특히 영유아 자녀를 둔 가정은 워킹맘 본인(45.4%)보다 친정어머니의 육아 부담(49.1%) 비중이 보다 많았다. 배우자의 돌봄 참여 비중은 36.8%로 낮았고 시어머니의 경우 19.6% 수준, 육아 도우미는 7.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자녀 돌봄에 있어 주중 매일 도움을 받는 비중이 가장 높았고, 양가 어머니는 자녀 등하원과 등하교를 비롯해 청소나 빨래 등 가사 전반적인 일을 돌보면서 본인 자녀와 손자·손녀까지 두 세대를 양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를 돌봐주는 일에는 대부분(84.1%) 일정 금액의 보육료를 지불했다. 워킹맘 가정의 자녀 돌봄 보육료는 월평균 77만 원이었다. 특히 자녀가 어릴수록 보육료 지출액이 높았다. 영아일 때는 월 96만 원의 보육비를 썼고, 유아·미취학 아동의 경우 75만 원, 초등학생은 58만 원이 필요했다.
 
이 같은 현실에 대다수의 워킹맘들은 일과 육아 병행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개인·가정생활에서 얻는 스트레스 대해 조사한 결과, 워킹맘은 ‘일과 가사의 병행 어려움’(26.1%)을 첫손에 꼽았다. 육체적 피로 등 건강악화(21.3%), 개인 시간의 부재(13.8%), 육아 등 자녀에 대한 소홀함(13.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든 여건 속에서도 워킹맘의 근로 의욕은 강했다. ‘현재의 직장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한 워킹맘은 83%나 됐다. 이에 따라 ‘유연근무제’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과 같은 워킹맘의 현실을 반영한 정부의 실질적인 육아 정책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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