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2년 간 한 지역에서 꾸준히 마을목회를 실천해 온 작은교회가 있다. 부천새롬교회 이야기다. 지역사회에 건강한 마을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부천 새롬교회를 찾아가봤다.
 
 ▲'생명평화마당 교회네트워크 위원회'는 11일 부천 새롬교회(이원돈 목사)와 인천 해인교회(김영선 목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마을목회 현장을 직접 탐방하는 시간을 마련했다.ⓒ데일리굿뉴스

건강한 마을생태계 이뤄가는 작은교회
 
부천 지역에 위치한 주민자치센터 3층에 들어서자 눈에 띈 건 오밀조밀 자리잡은 많은 책꽂이들 속에 빼곡하게 꽂힌 책들이었다. 책꽂이 뒤편에서는 지역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모임을 갖고 있었다.
 
바로 약대동 가족도서관에서 펼쳐진 모습이다.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오수정 사서는 "우리 도서관에서는 아이들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나이를 불문하고 지역주민들의 소모임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36평의 작은 공간이지만 시립도서관과 연계해 주민들에게 풍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금으로부터 32년 전, 당시 빈민촌으로 알려진 약대동에 아이들 교육을 돕고자 부천 새롬교회 이원돈 목사가 시작한 공부방이 도서관의 시작점이었다. 현재는 부천시 19개 작은도서관, 지역아동센터, 어린이집으로 자리매김했다.
 
도서관에 이어 '달토카페'와 '달토 떡방앗간'을 찾았다. 달나라 토끼의 줄임말로 이름 붙여진 이 곳은 협동조합이다. 2012년 협동조합법이 만들어지면서, 마을 내 사랑방 역할을 하겠다는 새롬교회의 가치관을 지지하는 조합원들이 힘을 보태 탄생됐다.
 
협동조합이사장 정성희 장로는 "달토카페는 마을 주민들이 관계를 이루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이라고 말했다. 떡방앗간에 대해서는 "떡도 맛있고 좋다는 주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운영에 어려운 점도 있지만, 생존률이 높지 않은 협동조합을 6년째 유지해 오고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여긴다"라고 전했다.
 
이원돈 목사가 지역주민들과 함께 마을목회를 꾸준히 이어올 수 있던 원동력은 그의 목회 비전에 있다. 그는 "개교회에 오는 신자들만 대상으로 목회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섬기고, 지역의 건강한 생태계를 꾸리는 것이 새롬교회의 비전"이라면서 "사회적 경제네트워크를 만들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복지 생태계가 이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2013년에는 '꼽사리 영화제'도 시작했다. 문화를 통해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는 취지로 시민단체 및 지역단체와 함께 개최한 이 마을 영화제에는 무려 1000여 명의 관객이 모여든다.
 
이 목사는 "전 세계인이 모여드는 칸 영화제가 열릴 때 인근지역에서 독립영화 등의 마을영화제를 꼽사리 껴서 열 듯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열릴 때 꼽사리 껴서 마을 영화제를 만든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꼽사리 영화제'는 '꼽이방송국', '꼽이심야식당', '꼽이청소년문화영화제' 등으로 이어졌다. '꼽이'는 영화제를 상징하는 캐릭터 이름이다.
 
새롬교회는 작은 교회지만, 한 교회를 넘어 하나의 마을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목사는 다양한 마을목회 사역을 통해 지역주민과 교회 간 문턱을 낮추고 복음을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 '2018 작은교회 한마당'을 개최한 생명평화마당은 올해부터 운동의 다각화를 위해 각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마을과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의 마을목회현장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부천새롬교회의 마을목회 현장은 한국교회에 작은교회운동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알려주는 하나의 작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