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검거된 성매매사범의 숫자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 반면, 청소년 성매매사범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통해 불특정 다수와 만남을 주선하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청소년들이 무방비하게 노출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쉽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전체적인 성매매사범이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범죄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청소년 성매매, 3년 사이 1.5배 이상 '증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발표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성매매사범은 2016년 처음으로 1000명을 넘은 이후 2년 연속 1000명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성매매사범이 줄어드는 것과 상반된 상황이다.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성매매사범은 2015년 710명에서 2016년 1021명, 2017년 1101명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매매 범죄가 3년 사이 1.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소병훈 의원은 "청소년 성매매의 증가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채팅앱 등 방법이 매우 다양하고 쉽게 은폐될 수 있다"며 "정보통신에 대한 관련 기관들과의 협력체계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오프라인 업소 중심으로 단속해오던 기존 체계의 틈새를 파고들어 오늘날 성매매가 이뤄지는 주된 공간이다. 지난달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성매매가 주로 이뤄지는 곳 역시 모바일 채팅앱으로, 10건 중 7건 이상(74.8%)이 채팅앱을 통해 이뤄지고 있었다.

채팅앱 공지글 가운데에는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해도 처벌받지 않는 방법', '대포폰 사용법' 등 성구매 시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버젓이 나와 있는 경우도 있었다.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 중 대부분은 성인인증 절차 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 청소년 성매매의 온상이 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성인인증 절차 없는 채팅앱·무분별한 성인콘텐츠가 발단

대부분의 채팅앱은 개인인증 절차가 없어 추적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조사대상이 된 317개 채팅앱 가운데 278개(87.7%)가 연령 제한이나 본인 인증 등 아무 제한을 두지 않고 있었다.

특히 스마트폰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성 구매자와 판매자가 1대 1로 접촉하는 개별 성매매 방식으로 이뤄지고, 대화내용의 저장기간이 3일 미만이라 증거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실 관계자는 "채팅앱과 채팅사이트의 경우 청소년의 접근이 쉽고 모니터가 어려워 청소년 성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채팅앱 운영자들에게 가입 시 개인인증 절차를 강화하고 대화내용 저장기간을 늘리는 등의 의무를 부과하는 대책이 하루 빨리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포털사이트와 실시간 방송, SNS를 통해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음란물을 접하는 것도 청소년 성매매의 발단이 된다고 지적한다. 영상과 방송, 웹툰, 소설 등 다양한 형태로 유통되는 성인 콘텐츠들에 대한 청소년 접근차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청소년에게 그릇된 성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

여성가족부의 보고서 ‘2016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이 성인용 영상을 가장 많이 접한 곳은 ‘인터넷 포털사이트(27.6%)’였지만, 해당 포털사이트에서 성인인증을 거쳤다는 응답은 전체 사례 4247건 중 31.4%에 불과했다.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인터넷 실시간 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에서 성인 영상을 접했다는 청소년도 19.1%에 달했다. 일부 진행자들이 수익을 높이기 위해 선정적인 의상을 입거나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수위 높은 댄스를 하는 등 인터넷 방송의 선정성 논란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최근에는 SNS를 활용해 또래 청소년이 성매매를 알선하는 이른바 ‘청소년 포주’까지 등장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경찰관서와 함께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채팅앱을 악용한 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합동 단속을 벌인 결과 23건에서 총 43명이 적발됐다. 이 중 성매매 알선자는 성인 2명과 청소년 3명이었으며, 피해청소년은 24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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