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한파가 매서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취약 계층의 겨울 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매년 겨울 연탄 나눔을 실천하는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이 '연탄 나눔 재개식'을 가져 눈길을 끈다. 첫 번째 나눔이 시작된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 노원구 백사마을에 다녀왔다.
 
 ▲에너지 빈곤층에게 연탄을 전달하는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이 지난 13일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의 시작을 알렸다.ⓒ데일리굿뉴스

 

백사마을 어르신 위해 연탄 1,200장 나눠
 
"이번 겨울에도 우리가 힘을 모은다면 따뜻한 대한민국이 될 줄로 믿고, 오늘 '서울 연탄은행'의 시작을 선언합니다."
 
에너지 빈곤층에게 연탄을 전달하는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이 지난 13일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밥상공동체는 2002년부터 17년째 연탄 나눔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재개식에선 남북의 평화를 염원하며, 한반도에 나눔을 실천하잔 의미를 담은 '평화와 사랑의 연탄, 300만장 나눔'이 선포됐다.
 
올 겨울 첫 번째 연탄 나눔 봉사 현장엔 약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1,200장의 연탄을 어르신에게 전달했다.
 
부모과 함께 온 가족 단위의 어린이 봉사자들도 백사마을을 찾았다.
 
서울 서초구에서 이곳을 찾은 강민(9), 강준(5) 남매는 "엄마 따라 봉사하러 왔다"며,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에 어르신들은 연신 고맙다고 입을 모았다.
 
백사마을에 거주 중인 김병남(79) 씨는 "산동네 사람들은 다른 것 없어도 지붕 안 새게 해주시고, 연탄하고 쌀만 있으면 얼마든지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곳에 쌓인 연탄을 보여주며 "감사하다. 따뜻한 겨울 보내겠다"며 "부자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백사마을에 거주 중인 김병남(79) 씨를 비롯해 백사마을 어르신들은 연신 고맙단 인사를 전했다.ⓒ데일리굿뉴스

 
에너지 빈곤층, 한국교회 관심 필요해
 
밥상공동체에 따르면, 연탄으로 겨울을 보내야 하는 에너지 빈곤층은 전국 15만 가구다. 그 중 약 10만 가구는 월 소득 20만원 미만의 취약 계층이다.
 
반면, 연탄 가격은 배달비를 포함해 한 장에 700원에서 1000원 꼴.
 
백사마을 주민에 의하면, 겨울을 나는 데 필요한 연탄 수는 하루 평균 8장, 한 달 약 240장 정도다. 돈으로 환산하면 한 달 기준, 최소 16만원이 넘게 소비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허기복 대표는 "올해는 유독 연탄 나눔의 수가 줄었다"며 "추운 겨울이 오기 전, 에너지 빈곤층을 향한 한국교회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전경 ⓒ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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