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와 동성혼 문제 관련 조항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제3차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안(NAP)'을 두고 여전히 교계 안팎으로 논쟁이 뜨겁다. 여기에 성폭력과 성추행과 같은 성윤리에 어긋나는 사건이 잇따르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올바른 성 관념을 이해하고 그릇된 성윤리관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성과 생명 윤리 포럼'이 개최됐다.ⓒ데일리굿뉴스

사회 풍조 따라 변질되는 '성 가치관'…"올바른 교육 필요해"
 
15일 오전 10시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성과 생명 윤리'에 관한 포럼이 열렸다.

한국윤리재단(KEF)과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 한국사회발전연구원이 공동주최로 연 이날 포럼에서 발제를 맞은 진교훈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윤리학)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성도덕이 병들게 된 원인으로 △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부족 △일부 학자들의 그릇된 성윤리관 △성을 상품화하는 상업주의의 발호 등을 꼽았다.
 
특히 그는 사람들이 '성욕의 특이한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성윤리에 어긋나는 문제들이 발생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인간의 성(性)은 인간의 인격과 사회성, 생물학적 성질 사이의 다양한 상관관계가 존재하는데, 이에 관한 이해 부족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인격적 영역과 생물학적 기능은 인간에게서는 분리될 수 없는 차원"이라며 "만일 성욕이 단지 생물학적 기능에 해당한다면 인간의 성욕은 완전히 번식기계의 기능과 유사해 배설욕구의 역할을 하는 것에 불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때문에 그는 인간의 성을 인격적인 측면과 같이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인격적인 측면이란 동물에게는 없는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것들로, 인간의 존엄성을 비롯한 책임감, 가치감, 수치감과 맞닿아 있다. 그러면서 그는 "성충동의 제어기능을 하는 성적수치심이 가장 중요하게 이해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성적수치심은 단순히 습관이나 교육의 산물만도 아니며, 공포나 혐오감의 작용만도 아니다. 오로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본래적인 감정에 해당한다"면서 "성적수치심은 동물적인 본능생활에 대한 자기보호이자 제어다. 인간의 성행위는 자제와 헌신과 같은 윤리적인 성격이 요구되는데, 성적수치심이 이를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진 교수는 이어 성적수치심 같은 성충동 제어기능이 그릇된 사회 풍조에 따라 쉽게 변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잘못된 선전이나 성교육관, 그리고 성의 무지가 이런 문제를 야기시켰다는 것. 그는 "성적수치심은 시대의 사회적 풍조에 따라 변화하기도 하며 너무나 쉽게 변질되기도 한다"면서 "특히 성의 무지와 잘못된 성교육관이 성적수치심을 둔감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상업주의와 결탁해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성의 노골적인 표현이 두드러진다"면서 "이는 성적수치심을 파괴하며, 성적수치심의 파괴는 곧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고 사회해체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 교수는 우리 사회의 성도덕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올바른 성에 대한 이해'를 요구했다. 그 다음으로는 법적 제재 등 실질적인 해결책 마련을 요청했다.
 
진 교수는 "노골적인 성적 표출로 성윤리 불감증을 생산하는 도색물의 제작과 판매, 홍보를 법으로 엄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법적 제재는 물론이고 학교교육에서 성윤리교육을 교과내용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또 가정과 사회 교육에서도 성윤리 문제를 중요한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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