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했던 가을 하늘이 4개월 만에 중국발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기상 전문가들은 중국이 지난해보다 대기질 정책을 완화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최악의 미세먼지가 몰려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발 미세먼지로 올 가을 첫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中 대기질 정책 완화…올겨울 중국발 미세먼지 더 심해질 것

최근 국내 미세먼지 수치가 좋아져 청명한 가을 하늘이 이어지다가 15일 낮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악화됐다. 낮부터 증가한 초미세먼지는 저녁 무렵에 이르자 일부 남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나쁨' 수준까지 악화됐다.

15일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초미세먼지(PM2.5) 시간평균 농도는 서울 44㎍, 경기 54㎍ 등이었다. 지난달 평균 9.6㎍보다 5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기상 전문가들은 "중국이 본격적으로 난방을 시작하면서 지난주 금요일부터 중국의 대기질이 나빠지기 시작했다"며 "바람의 방향이 중국에서 한반도 쪽으로 불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지난해와 달리 가을·겨울 대기질 정책을 느슨히 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그 동안 중국은 '청천'이라며 베이징의 맑은 하늘 되살리기 운동을 펼쳐, 수천 개의 공장을 이전하고 400만 가구의 보일러를 가스나 전기로 바꿨다. 이러한 국가 주도의 강력한 정책으로 베이징의 경우 초미세먼지 농도가 1년 만에 약 17% 줄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중국은 환경보다 경제 살리기를 선택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 내 경기 둔화가 가시화됨에 따라 나온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중국 정부가 발표한 ‘추동기 대기오염특별대책’을 보면 중국은 이번 가을과 겨울(10월∼내년 3월)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의 PM2.5 농도와 대기오염이 심한 일수를 3% 줄이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이맘때 내놓은 목표인 ‘최소 15% 저감’에 비하면 5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제철소와 공사장, 화학공장 등 주요 배출시설 가동을 중단하고 석탄 난방마저 금지하는 등 과감한 정책을 폈지만 올해는 이 부분도 크게 후퇴했다. 
 
이에 따라 기상 전문가들은 내년 2월까지 중국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시기가 늘어나는 등 올해 최악의 중국발 미세먼지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예보센터장은 “중국의 배출량이 줄어도 기후변화로 대기 정체가 늘면서 겨울철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곤 하는데 이번에는 중국의 추동기 대책마저 완화돼 대기질 측면에서 매우 안 좋은 조건이 됐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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