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의 해인 2019년을 목전에 앞둔 지금, 사회 각 분야에서 3.1 정신과 그 의의를 새롭게 조명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에 일어났던 3.1운동의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한국교회에 남다른 각오와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기독교가 3.1 정신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그때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진로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3.1운동을 이끌었던 민족대표 33인 가운데는 기독교인들이 16명에 달한다.

3.1운동 참여 동인…"신앙정신에서 비롯돼" 
 
"3.1운동에서 기독교가 중요한 기여를 한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시 한국교회는 그 역사가 35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3.1독립운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일제의 시린 핍박이 종결되기까지 한국교회는 독립운동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했다. 그 중에서 3.1운동은 기독교가 민족운동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커진 계기가 됐다. 실제로 3.1만세운동을 주도한 33인의 민족대표 가운데 16명이 기독교인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3.1운동 100주년 앞두고 한국 기독교는 3.1운동의 정신과 의의를 신학적 관점에서 조명했다. 지난 12~13일 열린 한국기독교학회(회장 노영상) 정기학술대회에서는 '3.1운동에 나타난 기독교적 정신'이 재평가됐다.
 
국내 대부분의 신학자들은 3.1운동을 "한국기독교 역사상의 대표적 민족독립운동이자 신앙운동이었다"고 평가했다. 3.1운동 때에 교회는 민족의 고난에 적극적으로 참가했는데, 기독교인들의 이 같은 참여는 신앙 정신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이다. 
 
기독교의 3.1운동 참여 동인에는 △나라 사랑의 정신 △사회참여 정신 △에큐메니칼 정신 등이 꼽혔다. 이에 대해 최재건 박사(연세대학교)는 "기독교인들의 3.1운동 적극 참여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입장에서의 나라 사랑 정신이 크게 작용했다"면서 "많은 기독교인들은 독립운동을 신앙운동의 일환으로 여겼다. 이들은 성서적 신앙을 바탕으로 민족의 해방과 독립운동을 신앙양심을 행동화하는 기회로 삼고 활발히 운동에 임했다"고 밝혔다.

오늘날 계승해야 할 정신은…'화합과 협동,일치'
 
이 중에서도 기독교의 '에큐메니칼 정신'이 두드러지게 강조됐다. 당시 한국교회는 민족의 독립과 자주, 평화를 위해 다양한 교회연합운동을 전개하고 종교간 협력과 연대활동을 펼쳤다. 이는 민족의 화합과 일치, 결속력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최 박사는 "한국교회가 무엇보다 세계교회와의 동류의식을 갖고 독립 의지의 세계화와 민주주의 정착을 내세우며 세계사회와 교회에 증언자적 역할을 했다"면서 "교회는 하나라는 결속력과 통일력, 민주주의적 자치능력을 양성하는 데 중심이 됐다. 또 당시 상황을 사진촬영하고 기록함으로써 증인의 역할로 한국의 자주독립의 당위성을 전세계에 알렸다"고 주장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계승해야 할 부분도 여기에 맞닿아 있다. 연이은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 한반도에 평화의 훈풍이 부는 지금, 3.1운동 당시 교회가 보여준 '화합과 협동, 일치의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는 제언이 쏟아졌다.
 
황홍렬 교수(부산장신대학교)는 "3.1운동에 나타난 기독교적 정신으로서의 에큐메니칼 정신은 종교간 연대와 협력, 비폭력 평화운동을 통한 수평적 평등 속에서의 평화였다"면서 "한국교회의 평화선교의 과제는 먼저 평화교육이다. 인종, 문화, 언어가 다른 사람들과도 더불어 사는 평화의 문화와 평화의 영성을 배양할 것"을 권면했다.
 
문성모 목사(강남제일교회, 전 한국기독교학회 회장) 역시 "3.1운동 당시 교회는 민족과 함께 운명을 같이 한 말씀 중심의 신앙공동체였다"며 "민족의 독립을 위해서라면 종교도, 이념도 뛰어넘어 적극적으로 사회참여에 앞장섰다. 오늘날 한국교회도 민족과 함께 운명을 같이하는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해 이 시대의 평화를 구축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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