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은 기침과 가래 등 호흡기 증상 뿐 아니라 두통, 허리 통증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이어지는 결핵균에 의한 감염병이다. 그런데 최근 5년 간 우리나라 직장인 5만여 명이 결핵 환자인 것으로 판정되면서 보건당국의 실제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 결핵 환자 대부분이 도심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5년 간 결핵 걸린 직장인 약 5만 명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란 말이 무색하게 '결핵 후진국'으로 진단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질병관리본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5년 반 동안 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결핵 환자가 무려 190명이 발생했다. 한 회사에서 무더기로 결핵 환자가 생기는 것은 선진국에선 극히 드문 일이라는 평가다.
 
우리나라 결핵 발생률은 2016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77명, 결핵 사망률 5.2명으로 OECD 국가 중 결핵 발병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라트비아는 결핵 발생률이 10만 명당 37명, 3위인 멕시코는 22명인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 결핵 발생률은 압도적으로 높다.
 
보건 전문가들은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결핵 후진국'이라고 말했다.

특히 결핵 환자 대부분이 도심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회사원인 것으로 조사돼 문제로 지적됐다.
 
조사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 해 6월까지 결핵증상으로 확진된 환자 17만 4,270명 중 27.5%인 4만 7,856명이 직장인이었다. 연령별로는 지난 5년 간 전체 결핵환자 중 35.4%에 해당하는 61,743명이 20~50대 사이에 발생했다.
 
이를 토대로 김 의원이 분석한 결과, 20명 이상의 결핵 환자가 생긴 회사 68곳 중 75%인 51개소에서는 매년 새로운 결핵환자가 발생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결핵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잠복 환자도 많았다.
 
2016년 질병관리본부가 검사한 10~60대 2,051명에서 세 명 중 한 명 꼴인 33% 이상이 잠복환자 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염에 노출 심한 사무실…정부와 기업 대처는?
 
결핵 환자 대부분이 직장인인 이유에는 한 곳에 모여 일하는 사무실이 장소 특성상 전염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반복적으로 결핵 환자가 발생하면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결핵 환자를 업무에서 재빨리 빼야 하는데 이를 따르는 기업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가 제공하는 결핵환자 관리 인력이 부족한 것도 심각하다.
 
정부는 민간 의료 기관에 결핵 관리 전담 간호사 198명 정도를 배치하고 있는데, 환자 3만 여명을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해 기준 결핵 전담 간호사 1명이 담당한 환자 수는 146명으로 추산됐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내년 전담 간호사 60명을 추가로 채용할 것을 발표했다. 하지만, 추가 채용을 진행하더라도 전담 간호사 1명이 결핵 환자 116명을 관리하는 것이어서 실효성에 대해 문제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질병관리본부는 고용노동부, 지자체와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하루 빨리 대한민국이 결핵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