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처음으로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했다. 시민들과 현장 통제에 나선 경찰 간 충돌이 빚어지는 한편 '퀴어축제'를 둘러싼 엇갈린 목소리가 강(强) 대 강으로 맞섰다.
 
 ▲21일 광주시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광주퀴어문화축제가 열려 참가자들이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광주서 열린 첫 축제에…동성애 '문화화' 우려
 

21일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는 광주 시내 한복판이 혼돈에 휩싸였다. 이날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과 금란로 일대에서는 '제1회 광주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광주에서 열린 첫 행사이자 올해 전국에서 이어진 마지막 퀴어축제에는 약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오후 1시 40여 개 단체의 부스 운영을 시작으로, 오후 3시부터 참가 단위별 깃발을 앞세우고 주변 도심을 행진하는 퍼레이드가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기독단체 등으로 구성된 동성애반대연대는 비슷한 시각 5·18 민주광장에서 약 500m 떨어진 금남로 4가에 모여 맞불집회를 열었다.
 
광주광역시기독교교단협의회와 전남기독교총연합회, 국가조찬기도회 등이 주축으로 한 집회는 '국가인권정책(NAP) 독소조항 철폐'를 비롯해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주최 측 추산 촛불 집회 이후 가장 많은 3만여 명이 운집하며 퀴어축제 개최를 강력 규탄했다.
 
국민대회에 참여한 단체들은 결의문을 통해 "퀴어축제의 5.18 민주광장 사용허가를 공개 사과할 것"을 광주시에 요구하며 "동성애·동성결혼을 합법화시키고 동성애 옹호를 조장하는 성평등 정책을 즉각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강단에 선 고만호 목사(여수은파교회)는 "무엇보다 국가가 나서 동성애를 문화화하고 법제화해 보호하는 행태가 우려스럽다"며 "올바른 정책으로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 퀴어축제의 퇴폐성이 기독교 정신과 5.18정신, 나아가 우리의 전통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맞불집회 속에서도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을 흔들며 축제를 즐겼다. 한 켠에서는 각종 모금활동과 성소수자를 위한 법률·인권 상담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날 퀴어문화축제 찬반 양측 간 직접적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경찰과 시민들 사이에서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산발적으로 벌어졌다. 또 고성이 오가고 일부 참가자가 도로 위에 드러눕는 등 잠시 소란이 벌어졌지만, 현재까지 퍼레이드 과정에서 다치거나 현행범으로 붙잡힌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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