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10월 31일 창간한 <위클리굿뉴스>는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이 땅의 모든 생명과 자연을 보전하고 아끼자는 취지로 '창간기획-생명존중 환경사랑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본지 3호) 낙태를 시작으로 자살, 안전사고, 미세먼지, 우울증, 지구 온난화 등 지금까지, 총 32회에 걸쳐 진행된 캠페인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주제를 공론화시키는데 앞장섰다. 창간 특집호를 맞아 환경, 생명, 사회적 이슈 중 여섯 가지 주제를 꼽아 지난 1년간의 발자취를 돌아본다.
 
 
생명·환경 다양한 이슈 따뜻한 시선으로 다뤄… 한국사회·교회 나가야 할 방향 끌어내
 

# 나는 19살, 사랑이 엄마입니다(제4호-낙태 편)
지난해 11월 안산시 위드맘 한부모가정 지원센터(대표 이효천 선교사)에서 만난 은지 양은 19살 미혼모였다. 은지 양은 인터뷰 내내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털어놨다. 낙태 논란에는 생각이 많은 듯 입술을 지그시 다물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인터뷰 말미 과거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물론 포기할 건 많죠. 주변 사람들과 다른 삶을 살아야 하고 다른 대우를 받을 거예요. 그런데요. 살만해요. 힘들지만은 않아요. 그리고 행복해요." 그로부터 11개월 후, 대학 새내기가 된 은지 양은 현재 4살 된 딸 사랑이와 함께 살고 있다고 전해왔다. '낙태죄 폐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여전히 뜨겁다. 헌법재판소는 6년 만에 낙태죄 위헌 여부를 두고 공개변론을 열었고, 선고를 6기 재판부로 넘겼다. 유남석 신임 헌법재판소장은 현안을 연내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해묵은 논란은 첨예한 대립 속에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 生死의 갈림길, 호스피스병동의 하루(제15호-웰 다잉 편)
지난 2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됐다. 그러나 당시 일각에서 연명의료결정법을 이른바 '웰 다잉법'이라는 왜곡된 의미로 부르면서 사회적 논란이 불거졌다. 인생을 아름답고 평안하게 마무리한다는 의미의 '웰 다잉'. 죽음을 유독 터부시하는 한국사회에선 여전히 낯설고 불편한 말이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지난 2월 진정한 '웰 다잉'을 찾기 위해 고신대 호스피스병동을 어렵게 섭외해 단독취재에 나섰다. 호스피스병동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간 갖고 있던 부정적인 선입견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 중엔 환자 김선희 씨(가명)도 있었다. "이곳에 와서 비로소 하루를 소중히 보내고 있다"는 김 씨. 그는 천천히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취재가 끝나고 3주 후, 김 씨의 부음을 들었다. 그리고 8개월이 지난 현재, 남편 이철우 씨는 "호스피스에서 천천히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며 "아내의 당부대로 두 아들과 서로 보듬어주고 아껴주며 하루하루를 이겨내고 있다"고 전했다.
 
# 난민, 평화를 찾는 순례자들(제19호-난민 편)
2018년 3월, 시리아 내전의 격화와 미얀마 로힝야족 인종청소로 인해 수백만의 난민이 발생했다. 이렇듯 수많은 난민이 고향을 잃고 떠돌아도 난민 문제에 있어서 대한민국은 주변인이었다. 그러다 올해 6월, 제주도에 549명의 예멘 출신 난민들이 입국하면서 '난민' 이슈는 국내뉴스가 됐다. 하지만 난민을 보는 상당수 한국인의 눈길은 곱지 않다. 난민을 받지 말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7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했다. 우려의 시선을 넘어선 혐오가 가짜뉴스를 타고 퍼지고 있다. 불과 70여 년 전 나라를 잃은 이 땅의 사람들도 전쟁과 박해를 피해, 중국과 미국, 러시아를 떠돌았던 난민이었다. 상해임시정부는 정치적 난민이 수립한 망명 정부였다. 기억하자, 우리도 한때 난민이었음을.
 
 
# 출산절벽 현실로…인구감소 2023년부터(제29호-저출산 편)
아기 울음소리 그친 대한민국. 한국 사회와 정부가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출산장려정책을 편 지 10년. 이 기간 집행된 출산 관련 예산은 80조 원이나 된다. 하지만 출산율은 나아지기는커녕 통계마다 사상 최저와 최악을 경신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금까지의 '출산율 목표'정책에서 벗어나 '아이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삶의 질 개선'으로 정책의 방향을 수정했다. 출산절벽이 젊은 세대의 장시간 노동, 주거 불안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신혼부부와 청년층의 주거 지원을 확대하고 아빠들의 육아 참여를 높이기 위해 '배우자 출산 휴가' 기간을 늘리는 새로운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여성들의 경력단절 문제, 출산 휴가를 마음껏 이용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가 여전하다면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의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 세상의 모든 'Useless'를 'Useful'로 바꾸다(제30호-환경의 날 편)
올해 봄 '라돈 침대 사태'가 확산하면서 한국 기업의 경영 윤리 및 사회적 책임 결여에 대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이 가운데 '제품, 그 내면의 사람이 중심이다'라는 이념으로 성장해가는 사회적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해 약 400만 톤의 버려지는 폐차 가죽시트를 재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모어댄(최이현 대표)'은 BTS 리더 RM과 SK 최태원 회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이 주목하면서 착한 소비의 열풍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새터민과 경력단절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채용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인터뷰 후 4개월이 지났다. 모어댄은 이달 '컨티뉴 합정 스토어'를 오픈하며 '같이' 가는 '가치'를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반면 라돈 침대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라돈침대 피해자 집단소송 청구액은 52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다 할 책임과 배상은커녕 추석 연휴 전까지 약속된 침대의 전량 수거조차 지켜지지 못했다.
 
# 플라스틱 시대 "이제는 끝내야 할 때"(제34호-플라스틱 편)
그리스어 'Platikos'에서 따온 '플라스틱'은 가볍고 질긴 비닐봉투에서 단단한 자동차의 내장재, 빨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으로든 변신했다. 인간은 플라스틱에 열광했고 그 편리함에 푹 빠졌다. 지난 100년은 '플라스틱의 시대'였다. 하지만, 신의 선물처럼 등장한 플라스틱은 점차 지구 환경과 인간의 건강에 재앙이 됐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은 먹는 샘물과 소금에 녹아들었고, 커다란 플라스틱은 대양을 뒤덮었다. 이에 플라스틱 퇴출을 위한 움직임이 국내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2030년까지 현재 34%인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70%까지 올리고 10월부터 과대포장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위클리굿뉴스 10월 28일, 45호 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