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14년 만에 기존 판례를 뒤집고 종교적 신념에 따라 군대 입영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므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 이동석 목사, 이하 한기연)은 1일 성명서를 내고 양심적 병역 거부의 인정이 병역 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기연은 "대법원 재판부가 병역 거부에 대한 종교적 신념이 깊고 확고한지 심사해야 된다고 했는데 이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느냐"고 되물으면서 "이는 판결에 대한 책임과 뒷수습을 징병 심사기관에 떠넘긴 것과 다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수의 인권을 존중함으로 말미암아 다수의 인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기연은 "앞으로 우리 사회는 공공의 안녕과 이익이 소수에 의해 침해 또는 위협받는 역인권 사각지대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인권과 양심이라는 이름으로 국민 불복종 운동이 확산돼 우리 사회가 혼란에 빠질까 깊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우려한다
 
  대법원이 오늘  종교 등 자신의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도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함으로써 병역 거부자에 대해 처벌해 온 판례를 14년만에 스스로 뒤집었다. 이는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안보 현실을 무시한 판결로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해석이 낳을 우리 사회의 혼란에 대해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헌재에 이어 대법원까지 병역 거부자들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앞으로 대한민국의 안보는 심각한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군대 가지 않기 위해  “나도 종교 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다” 라고 자칭하는 자들이 줄을 서고, 이들을 위한 대체복무는 애국심을 양심으로 둔갑시킨 자들의 병역 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 뻔하다. 

  이로 인한 국가적 안보 위기와 사회 혼란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남북 관계가 호전되고 교류 협력이 강화되면 대한민국 군대가 필요없어 지는가? 

  대법원 재판부는 “피고인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주장할 때는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한지 심사해야하고, 성장과정과 사회 경험 등 전반적인 삶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참으로 법 집행의 최고기관인 대법관들의 입에서 어찌 그리 애매모호하고 교과서적인 말이 나올 수 있는지 국민들은 저마다 귀를 의심할 것이다. 내가 양심상 또는 종교적 신념이 있어 군대 안가겠다는데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강제하라는 것인가 말이다.

 대법원 재판부의 이런 주문은 그들도 앞으로 혼란이 야기될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마치 빌라도가 손을 씻으며 예수님에 대한 사형 언도의 책임을 유대인들에게 떠넘긴 것이나,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심사를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내면서 판결에 대한 책임과 뒷수습은 징병 심사기관에 떠넘긴 것이나 무엇이 다른가.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병역의무를 강제하고 형사 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며, 소수자 관용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힌 것은 더욱 심각하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성소수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 소수 인권이 다수 인권을 함부로 침해하고 공공의 안녕과 이익이 소수에 의해 침해 또는 위협받는 역인권 사각지대에 놓이게 될 뿐 아니라 국가 안보의 ‘싱크홀’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는 병역 문제 뿐 아니라 납세 등 다른 국민의 의무까지 확대되어 인권과 양심이라는 이름의 국민 불복종운동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지 심히 우려스럽다.
 
                                    2018. 11. 1.
                       한국기독교연합 대표회장 이동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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