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재활용 쓰레기 대란 이후 정부가 대대적인 '일회용품 줄이기'에 나서면서, 카페들도 자발적으로 규제 대상이 아닌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사용까지 중단하며 환경 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떨까? 최근 한 기독교 환경단체가 교계에 플라스틱 프리 운동 참여를 독려하며,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에 교회는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운동을 전개해 관심이 집중된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이 기획한 '플라스틱 프리 교회카페 방문 서포터즈단'이 꾸려졌다.(사진제공=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방문 서포터즈단, 카페 운영하는 교회 30곳 찾아가 모니터링
 
"잠깐 앉아 있다가 나갈 건데 일회용 컵에 주시면 안되나요?" "죄송합니다. 매장 안에서는 머그컵을 사용하셔야 돼서요. 남은 음료는 나가실 때 직원에게 요청하시면 일회용 컵에 담아 드릴게요."

지원재활용법에 따라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이 금지된 지 석 달이 지났다. 초반에는 가이드라인이 모호해 혼선이 빚어지는 등 다소 좌충우돌하는 모습이었지만, 어느덧 자발적으로 텀블러 등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환경부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 역시 단계적으로 금지해, 오는 2027년까지 일회용품 사용을 '제로(0)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환경 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가운데, 기독교인들이 지역 곳곳의 교회 카페들을 방문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실태를 모니터링 하는 방문 서포터즈가 꾸려져 눈길을 끈다. 
 
소규모 정예로 모집된 8명의 서포터즈단이 모인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센터장 유미호)에서는 카페 방문 가이드와 환경 문제의 실태 등 전반적인 교육이 이뤄졌다. 환경 문제와 기독교 신앙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부터 실제 교회 카페를 방문했을 때 플라스틱 프리 운동을 어떻게 안내할지에 대해서다.
 
교육에 참여한 성도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유미호 센터장은 "어떤 참가자는 배운 내용을 바로 실천하고 싶다며 며칠 뒤 직접 한 교회 카페를 찾아가기도 했다"며 "매장을 모니터링한 뒤 카페를 운영하는 교인과 얘기를 나누고 플라스틱 프리 운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확답까지 받고 오셨더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서포터즈 교육을 받은 성도들은 2인 1조로 구성돼 카페를 운영하는 교회 30곳을 이달부터 방문해 △음료 주문 시 머그잔 권유 △종이빨대 또는 다회용빨대 사용 여부 △커피 찌꺼기 재활용 여부 등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실태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유리 빨대와 대나무 빨대, 스테인리스 빨대 등이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할 만한 친환경 대안 빨대로 주목을 받고 있다.

"대나무·유리·종이 빨대 제공하며 함께 대안 모색해 나갈 것"
 
'재활용 쓰레기 대란' 이후 환경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정부의 단속이 본격화되면서 많은 모습이 달라졌지만,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과 별개로 현실적인 고충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교회 카페 역시 마찬가지다.
 
틈틈이 교회 카페들을 방문하며 플라스틱 프리 운동을 알리고 있는 유미호 센터장은 강력한 규제와 단속만으로는 일회용품 프리 문화를 정착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유 센터장은 "캠페인의 취지를 말하면 대부분은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이미 알고 있다"며 "하지만 각자 '매장에 머그컵이나 유리컵을 비치하는 비용이 부담된다', '주일에 교인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일회용컵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는 등의 고충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슬러시와 같은 음료처럼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꼭 써야 하는 경우와 사람들이 분명 있다"며 "방문 서포터즈를 기획한 취지는 강요나 단속이 아닌, 단계적으로 더 나은 대안이 없는지 함께 논의하고자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방문 서포터즈단은 매장마다 대나무 빨대와 유리 빨대, 종이 빨대 등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제공하며 대안을 모색해볼 계획이다.
 
오는 5일에는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지역 교회들이 참여하는 집담회가 열린다. 어떤 경우에 일회용품을 쓰게 되는지, 교인들의 전반적인 의식이 변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등 다양한 논의와 제안을 나눌 예정이다.

앞으로 본지는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과 협력해, 환경 보전을 위한 교회와 기독교인의 실천 과제가 무엇인지 계속해서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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