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X 박고 자살하자"

요즘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른바 자살송의 한 대목이다. 가사를 살펴보면 '밥만 먹는 식충', '내가 죽어도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면서 스스로를 비하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자살하자'는 문장이 반복되는 후렴구다.
 
뿐만 아니라 요즘 청소년들은 자신의 몸을 자해하고 이를 사진으로 남겨 SNS에 인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사진을 살펴보면 이러한 행위들이 단순한 장난이나 표현의 자유로 치부하기에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달 평균 9명의 청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도대체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10대 청소년들에게 확인한 결과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이른바 자살송을 들어봤거나 불러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굿뉴스

10대 청소년들의 자살송…"죽음의 문화 조장 행위"
 
청소년들에게 직접 물어봤다. 과연 10대의 어린 학생들이 이런 노래를 실제로 따라 부르고 있을까. 서울 영등포구의 한 10대 청소년은 "고학년 선배들이 많이 부르기도 하고, 반 친구들이 많이들 부르고 다닌다"며 "친구들 사이에서는 자살이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고 장난으로 '자살하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자주 부르는 이른바 자살송. 자살이라는 단어가 강조되는 이 노래의 후렴구는 한 번만 들어도 귀에 계속 맴돌 정도로 중독성이 강했다. 대중가요에서 청자를 사로잡기 위해 사용하는 후크(Hook) 방식이 이 노래에도 적용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성장기를 거치는 청소년들에게 이런 노래는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기독교자살예방센터 조성돈 교수는 "사실상 죽음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런 노래는 죽음을 쉽게 생각하고, 사람들의 생각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아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들었을 때는 성인보다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유명 SNS 사이트에는 스스로의 몸을 자해한 뒤 인증하는 행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자해 사진 SNS 인증도 유행…"한국교회 해결 나서야"
 
자살송 뿐만 아니라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몸을 칼로 긋는 등 학대한 뒤 이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서 인증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 SNS 사이트에 '자해'라는 검색어를 입력했더니 수많은 자해 사진이 무방비로 게시되고 있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2주 동안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 적발한 자살유해정보는 모두 1만 7천여 건이다. 2015년 3천여 건, 2017년 1만 2천여 건에서 수치가 빠르게 증가한 모습이다.
 
사안이 심각해지자 '자살유해정보 유통'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이런 유해 콘텐츠를 제재할 마땅한 기준이 없는 게 현실이다.
 
조성돈 교수는 "심화한 경쟁 구도 속에 현대 청소년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간다"며 "어른들이 만들어낸 사회 구도가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이어 "부정적인 사회적 현상은 교회가 앞장서서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성경이 가르치는 생명의 고귀함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살을 미화하고 조장하는 분위기의 오늘날 문화적 현상들. 미디어 콘텐츠와 게시글을 규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살을 생각하지 않게 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시급해 보인다. 특히 한국교회의 역할이 중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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