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대법원 이례적 판결…기독교인 '이슬람 신성모독 무죄'

박혜정(hyejungpark@goodtv.co.kr)

등록일:2018-11-02 21: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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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신성모독죄로 사형선고를 받았던 파키스탄의 기독교인이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강경파 무슬림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목숨을 건 대법원의 판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키스탄 대법원이 아시아비비(여, 47)에게 무죄를 선고하자, 파키스탄 전역에서는 이슬람교도들의 대대적인 항의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파키스탄 대법원 '무죄 판결'에 무슬림 시위 확산
 
아시아 비비는 무함마드의 신성을 모독한 죄로 사형이 확정됐던 파키스탄 기독교 여성이다. 비비는 2009년 6월 '무함마드 이드리스'라는 무슬림 소유의 농장에서 함께 일하던 무슬림 여성들과 종교와 관련해 언쟁을 겪었다.
 
비비가 떠온 물을 마시려던 무슬림 여성들은 비비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그가 쓴 컵을 더러워 못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비에게 개종하라는 말을 했다. 이에 비비는 "예수 그리스리스도는 우리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셨는데, 무함마드는 우리를 위해 해 준 것이 뭐가 있는가"라고 발언했고, 무슬림 여성들은 분노해 폭력을 행사했다.
 
결국 비비는 신성모독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됐다. 그는 2010년 1심에 이어 2014년 항소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렇게 8년 간 독방 신세를 져왔다.
 
이와 관련 파키스탄 대법원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랫동안 기다려온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하급심 판결을 뒤집고, 비비에게 무죄선고와 석방을 명령한 것이다.  
 
앞서, 이슬람 강경파들은 "대법원이 비비를 석방할 경우 판사들을 살해하겠다'고 경고까지 했다. 2011년에는 비비를 돕겠다고 나선 펀자브 주지사가 경호원에게 암살되는 등 파키스탄 사회에서 비비에 대한 판결 결과는 민감한 사안이었다.
 
 ▲사키브니사르 대법원장

내년 1 월 퇴임을 앞둔 사키브 니사르 대법원장이 이 사건을 후임자에게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선고를 강행한 점도 눈길을 끈다.
 
대법원은 비비의 자백이 살해 위협 상황에서 나온 것임을 재판 결정에 반영했다. 대법원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제시한 증거가 엉성하며, 적절한 절차도 따르지 않았다"면서 수사기관이 비비에 유리한 증인은 배척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판결문 말미에는 "비무슬림을 친절히 대하라'고 문구를 넣어 종교적 관용을 강조했다.
 
미국 CBN뉴스에 따르면, 비비의 남편은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나와 아이들은 매우 행복하다. 그리고 하나님께 감사하다"면서 "재판관들이 공평한 결과를 내려줘 감사하다. 아내는 결백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판결 이후 파키스탄 전역에서는 이슬람교도들의 대대적인 항의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이슬람 강경파 소수정당인 테리크-이-라바이크(TLP) 지지자 수 천명이 이슬라마바드, 라호르, 페샤와르 등 도시 곳곳에서 비비의 공개처형과 대법원장 사형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거리는 통제됐고, 휴교령까지 내려져 있다.
 
TLP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은 대법원장 자택에는 경찰이 배치돼 있는가 하면, 대규모 시위 진화에 나선 임란 칸 총리에게도 불똥이 튀어 퇴진 압박이 일고 있다.
 
세계 기독교 단체, 지속적인 기도 요청
 
 ▲아시아 비비

비비의 석방을 오랫동안 요구해온 기독교 단체들은 비비의 신변 보호와 파키스탄의 기독교 박해를 놓고 지속적인 기도를 요청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미국법과정의센터(ACLJ) 측은 "우리는 파키스탄에 직접 서신을 보내 비비를 즉각 석방해달라는 서신을 보내 왔다. 비비의 자유를 위해 탄원서에 서명한 전 세계 80만 명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면서 "이번 판결에 파키스탄인들은 거세게 항의하며 비비의 사형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파키스탄에 있는 기독교인들과 비비를 위해 계속해서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미국 오픈도어스(USA Open Doors) 관계자는 "파키스탄 현지 상황은 기독교인에 대해 긴박하고 위협적이다. TLP는 종교를 폭력을 조정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파키스탄 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증오발언을 금지하고, 교회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군대 배치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기독연대(ICC) 측은 "비비 사건은 현지사회에서 민감한 사회문제이자, 종교적 증오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지역사회에 복수 할 가능성이 크다"며 "파키스탄에서 기독교 공동체의 안전이 염려스럽다"고 우려했다.
 
이어 "재판부의 이번 결정이 파키스탄의 악명 높은 신성모독법을 개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파키스탄과 전 세계에 '정의가 극단주의를 이긴다'는 신호를 보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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