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대형교회 청년부 목사에게 교인들이 10대부터 수년 동안 '그루밍 성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인 경위 파악에 나섰다. 피해자 측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목사를 면직할 것과 교단 측에서 목회자 성폭력 처벌 규정을 제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9일 인천 부평경찰서 앞에서 '인천 女신도 그루밍 성폭행' 사건에 대해 피해 교인들 측이 기자회견을 열었다.ⓒ데일리굿뉴스

가정 환경 취약한 청소년에게 접근해 성폭력…"김 목사 부자 면직하라"

인천 모 교회 그루밍 성폭력 사건 피해 여성들을 대변하고 있는 김디모데 목사(예하운선교회)와 정혜민 목사(브릿지임팩트)는 9일 참고인 조사를 위해 인천 부평경찰서에 출석했다.

이들은 조사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20여 명의 10대 청소년들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가해자 김모 목사의 면직과 목회자 성폭력 처벌규정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김디모데 목사는 "해당 교회 측은 성관계가 있었고 상대 여성의 숫자가 여럿이기는 하지만, 성폭력은 아니라고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만일 그들이 전도사와 목사가 아니었다면 그 많은 자매들이 가해자를 신뢰할 수 있었을까"라고 되물었다.
 
피해 교인들과 대변인들은 사건 해결을 위해 김 목사 부자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김디모데 목사는 "가해자의 아버지 김모 목사는 지금 이 일들을 교계 내 계파 갈등으로 몰아가려고 하는 듯 하다"며 "하지만 저와 정혜민 목사는 다른 교단의 목사이며 정치적으로 얽히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가 가해자 김 목사와 그의 성폭력을 방관한 아버지 김모 목사 부자를 모두 면직할 것과 △그루밍 성폭력과 관련한 법 제정 △교단마다 성윤리 및 성폭력 처벌 규정을 헌법에 명시할 것 등을 촉구했다.
 
한편 경찰도 본격적인 진상 파악에 나섰다. 경찰청은 이번 사안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해당 교회 주소지 관할 경찰서가 아닌 인천경찰청이 직접 수사할 것을 지시했고 이에 인천지방경찰청 여청수사계는 9일 피해자 측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청취한 피해 상황 등을 바탕으로 경찰은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김 목사를 피의자로 전환할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일 김 목사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인천 모 교회 그루밍 성폭력' 사건은 담임목사의 아들로 청년부를 담당한 김모 목사가 당시 미성년자였던 피해자들과 친분을 쌓고 이들이 자신에게 심리적으로 의지하는 점을 이용해 지난 10년 간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사건이다.

가해자 목사는 특히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편부모 가정인 청소년에게 접근해 '사랑한다. 결혼하고 싶다' '이런 감정을 느낀 건 너가 처음이다' 등을 수 차례 말하며 성관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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