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신학교육, 이대로 괜찮은가

종교개혁500주년, 한국교회에 묻다③ ‘신학교육의 위기’

조준만(jojunman@goodtv.co.kr)

등록일:2018-11-15 10: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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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 종교개혁을 단행했던 개혁주의자들의 구호다. 이 말은 교회가 특별하게 '개혁된' 때가 있었음을 전제한다. 종교개혁 기념일은 교회가 말씀과 믿음으로 '개혁된' 때를 기억하는 날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한 지 1년이 지났다. 한국교회는 새로운 개혁, 자기 깨어짐의 변혁이 진행되고 있을까. ‘종교개혁 500주년’은 우리에게 무엇이었을까. 이에 본지는 한국교회가 개혁해야 할 과제로 1)세습, 2)혐오와 배제, 3)신학교육의 위기 등을 총 세 차례에 걸쳐 기획 연재한다. 이번 호에서는 마지막 주제 '신학교육의 위기'를 다룬다.
 
 ▲많은 교단 신학교들이 크고 작은 학내 분규와 교단과의 갈등으로 문제를 겪고 있다. 또한 신입생 수급 어려움과 이로 인한 재정난, 무인가 신학교의 난립으로 인해 한국교회 신학교육이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영화 파괴된남자 스틸

 
기로에 선 한국교회 신학교육

종교개혁 500주년이었던 지난해와 올해까지 많은 교단 신학교들이 크고 작은 학내 분규와 교단과의 갈등으로 문제를 겪고 있다. 또한, 신입생 수급 어려움과 이로 인한 재정난, 무인가 신학교의 난립으로 인해 한국교회 신학교육이 위기를 맞고 있다.

예장합동 총신대학교는 김영우 총장과 재단이사들의 전횡으로 학사마비 사태를 겪었다. 총신대뿐만 아니라 침신대와 한신대도 일부 재단이사들의 학교 사유화 시도와 총장선출 문제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고 학사운영이 마비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이런 문제들 속에 각 교단 산하 신학대학원의 신입생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총신 신대원의 경우 2018년도 입시에서 293명 모집에 475명이 지원해 1.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장신대 신대원은 2018년 2.14대 1, 합신과 백석 신대원은 각각 1.5대 1과 1.18대 1에 머물렀다.

"장신대 박상진 교수는 "외부적 요인 외에도 내부적으로 신학교육과 목회 현장과 분리, 신학 내 학문 간 분리, 교육목적과 과정의 분리, 이론과 실천의 분리, 소통의 부재 등 요인도 신대원 진학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신학교를 향한 관심이 줄어들고 한국교회의 교세는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각 교단 신학교들은 8~90년대 교회 부흥기에 맞춰 설정된 입학정원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개신교는 신자 수 967만 명(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목사 수는 대략 6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반면 철저하게 성직자 수급관리를 하고 있는 천주교의 경우 신자 574만 명에 신부는 4,998명 (2017년 천주교 자체통계)이다. 교세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개신교 목사의 수가 천주교 신부에 비해 대략 7.5배나 많다. 이는 정통교단 신학교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부흥기 때 우후죽순 생겨난 무인가 신학교에서 ‘목회자’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무인가 신학교에서는 제대로 된 신학 커리큘럼 없이 속성으로 1년에서 빠르면 1주일 만에 신학교졸업장을 딸 수 있다. 국내 주요 신학대학원은 각 교단 수세 교인이면서 학사학위를 소지하고 목사후보생으로 추천을 받아야 응시자격이 주어진다. 시험 과정도 성경과 영어, 철학 등 철저한 필답고사와 면접고사를 치르는 게 보통이다.

총신 신대원의 경우 합숙면접을 통해 성격장애, 범죄경력 등을 철저하게 평가한다. 하지만 이들 무인가 신학교의 문제는 어떠한 검증 절차도 없이 '누구나', '쉽게' 목사가 된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유독 한국교회에서 목회자의 자질이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미국 ATS처럼 초교파적인 신학교육 인증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총신대학교 총장 대행을 지낸 김길성 교수는 "무인가 신학교 문제는 종교의 자유 영역이기 때문에 국가조차 어쩌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학함의 과정을 '의사 수련'에 비유했다. "의과대학이 예과 본과를 두는 것처럼 목회자들도 학부 4년 과정에서 신학과 인문학을, 신학대학원 3년 과정에서 목회자가 되기 위한 교단신학을 철저히 훈련하고 목회 현장에서 강도사 과정을 거친다. 이런 과정을 생략하고 쉽게 목회자가 되려고 하는 시도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세상은 계속해서 자기 혁신 중이지만 한국교회와 신학교들은 해묵은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신학생들은 학내분규 속에 온전히 공부하지 못하고, 졸업하고 나서도 갈 곳이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신학교는 신입생 수급 차질로 존폐위기다. 오랜 시간 당면한 신학교육의 위기 앞에 무책임하게 대응했던 신학교와 한국교회는 이제라도 현 상황에 대한 냉철한 진단과 뼈를 깎는 자기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위클리굿뉴스 11월 11일, 47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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