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순교자부터 그들이 남긴 신앙 유산까지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 우리 민족이 예수 그리스도와 만난 일은 지성으로는 측량할 수 없는 행운이었고 영성으로는 한없는 하나님의 은혜였다."
책 <이름 없이 빛도 없이>에서 공병호 박사는 전기(1884년~해방 이전)와 후기(해방 이후~198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활동했던 미국 선교사들을 조명한다. 미국 선교사들의 우리나라 진출, 선교 활동, 유산과 교훈을 살펴본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됐다. △선교사들이 내한하는 전후 한국의 정치, 경제 등의 상황을 살펴보고 △한반도에 개신교가 어떤 과정을 통해 전래됐는지를 비롯해 △선교사 파송을 적극 지원했던 주요 후원자들을 살펴본다. △또 초기 미국 선교사 중 대표적인 인물 20명과 초기 순교자를 소개한다.
특히 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업적이나 기여한 바에 비해 그 동안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던 인물들이 소개됐다는 것이다.
△조선 선교비 5,000달러를 마련해 선교의 첫 재원을 마련한 프레더릭 마퀸드 △감리교의 한국 선교 재원을 마련한 존 프랭클린 가우처 △마운트허먼 남자학교를 설립해 수많은 선교사를 양성해 한국 선교에 이바지한 히람 캠프 등이 그 주인공이다.
또 그들이 남긴 유산과 교훈을 정리한 7장도 이목을 끈다.
"조선조와 구한말을 살았던 우리 조상들은 오랫동안 귀신 손아귀에 사로잡혀 어려움을 당해왔다. 내한 선교사들이 이 땅을 찾았을 때 길이 왜 이렇게 꼬불꼬불한지 의아하게 여겼다. 귀신이 쉽게 쫓아올 수 없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 379p 中
공 박사는 7장에서 "선교사들은 귀신이나 악령의 불안감과 두려움으로부터 한국인들이 벗어나도록 도왔다"고 밝혔다. 즉, 수천 년 동안 미신과 귀신, 우상의 굴레 속에서 신음하던 한국인들에게 영적인 세계관을 변화시킨 대사건이며, 영적인 힘을 부여한 대사건이라는 것이다.
이 밖에도 미국 선교사들은 신분에 따른 계급 제도를 해체하는 데 큰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일제에 의한 부당한 지배를 극복해야만 하고, 할 수 있다고 가르치는 등 그들이 남긴 신앙적 유산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공 박사는 책을 통해 "세상 기준으로 보면 빛도 영광도 대가도 없는 것이 선교사들의 삶"이라며 "우리가 누리는 자유로운 삶에 선교사들이 큰 역할을 한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롭고, 부유하고, 품격 있는 대한민국과 그 구성원들이 전 세계에 더 큰 책임을 담당할 수 있는 그런 나라와 그런 시민들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