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태국인에게 처음으로 난민 지위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화 운동 시절의 차노끄난 (사진제공=연합뉴스)

왕실모독 혐의 받고 한국으로 도피
 
지난 1월 왕실모독 혐의로 당국의 기소장을 받은 뒤 한국으로 출국한 태국 여성 운동가 차노끄난 루암삽(25)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정부로부터 정치적 망명자로 난민 지위를 인정 받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차노끄난은 한국에서 정치적 망명자로 난민 지위를 받은 첫 번째 태국인이 된다고 전했다.
 
현재 광주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차노끄난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국에서 난민지위를 인정 받은 첫 번째 태국인이 됐다"며 "이렇게 빨리 (난민지위 인정) 결정이 내려지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난민 지위 인정 사실을 확인하거나 관련자 신원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태국 최고 명문인 왕립 쭐라롱껀대를 졸업한 차노끄난은 '새 민주화운동'이라는 단체를 결성해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2014년 쿠데타 이후 4년 넘게 태국을 통치하는 군부에 저항해온 차노끄난은 지난해 1월 사법당국이 보낸 공소장을 받았다. 공소장에 명시된 혐의는 왕실모독 행위를 처벌하는 형법 112조 위반이었다.
 
70년간 재위했던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이 서거하고 왕위를 물려받은 마하와치랄롱꼰 현 국황의 개인사를 다룬 외신의 프로필 기사 링크를 페이스북에 공유한 것이 왕실모독 혐의를 받은 이유다.
 
차노끄난은 공소장 확인 직후 출국해 처벌을 면했다. 그는 공소장을 받은 직후 비자를 받을 여유가 없어 90일간 무비자 체류가 가능한 한국을 목적지로 택했고 태국인에 대한 입국 심사가 까다로운 한국 입국수속대를 통과하면서 마음을 졸였다고 설명했다.
 
차노끄난은 "한국의 활동가들은 대부분 내가 정치적 망명 신청자인 것을 알지만, 일반인들은 내가 태국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왜 정치적 망명을 원하는지 의아해한다"며 "나는 그때마다 태국의 정치 상황을 설명한다"고 말했다.
 
현재 차노끄난은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 난민 문제를 연구해 학위를 받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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