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무죄 판결을 받은 기독교 여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당사자인 아시아 비비는 이슬람 강경론자들의 거센 반발에 다시 재판을 받게 됐고, 현지 기독교인들에 대한 무슬림의 박해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파키스탄 대법원의 아시아 비비 무죄 선고 후, 이슬람 강경주의자들이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벌이는 모습

 크리스천인지 아닌지 질문 한 뒤 '구타'
 
"기독교인들은 차에서 끌려 나와 구타 당한다. 크리스천은 이슬람 급진주의자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 잡혀 있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기독교 운동가 로마나 바시르는 "신성모독법을 중죄로 여기는 이슬람 국가에서 기독교인은 표적의 대상이지만, 비비의 무죄판결 이후 이슬람교도들의  기독교 박해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대법원은 기독교인 여성 아시안 비비를 사형 선고하는 대신, 해방시키기로 결정하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판결 이후, 이슬람 교도들은 파키스탄 전역에서 차를 불 태우고 도시를 강타하는 등 대대적인 항의 시위를 벌였고, 최근 이슬람 강경파 소수정당인 테리크-이-라바이크(TLP)는 파키스탄 정부로부터 비비가 다시 재판을 받도록 합의를 끌어냈다.   
 
그러나 이슬람 강경주의자들의 기독교 박해와 폭력행위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회정의센터 피터 제이콥 집행위원은 "시위자들은 자동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슨 종교를 믿는지 물은 뒤, 기독교인일 경우 그들을 차에서 내쫓고 구타를 일삼는다"고 밝혔다.
 
기독교인들은 종교적인 문제 때문에 사회적 지위 측면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다. 이들은 일자리 문제로 고통을 겪고, 직업을 갖더라도 열악한 직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현지 기독교인은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에서 크리스천은 전문적인 직업을 갖기 어렵고, 사회적 지위에서도 가장 밑바닥에 있는 등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무슬림이 신성모독으로 고발될 경우, 개인뿐 아니라 개인이 속한 집단 전체가 범죄집단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현지 관계자는 "아시아 비비 사건으로 기독교인 전체가 테러대상으로 취급되고 있듯이, 비무슬림이 신성모독으로 비난 받을 경우, 그가 속한 공동체 전체가 범죄집단으로 분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가 고소 당하면, 그의 가족과 그가 사는 지역 전체가 위협 받는다"며 "이러한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현재 당국에 의해 파키스탄 내 모처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 아시아 비비의 운명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캐나다, 이탈리아 등 다른 국가에서 비비와 그의 가족을 돕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캐나다 총리 저스틴 트뤼도는 "파키스탄 정부와 논의 중"이라며 "우리가 존중해야 할 국내적 상황이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에게 '캐나다는 비비를 맞이 할 수 있는 환영국가임을 상기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