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신천지 세계여성인권위원회가 서울지역 대형교회 주변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이곳에 모인 회원들은 여성의 인권을 외치며 교계 일부 목회자의 성범죄 행위를 규탄했지만, 내용의 핵심은 교회의 한기총 탈퇴와 한기총의 해체였다.
 
▲서울 강남구 일대를 행진하며 한기총 해체를 촉구한 신천지 산하 세계여성인권위원회 회원. 사진 장소는 광림교회 앞 노상이다. ⓒ데일리굿뉴스

겉은 '인권 캠페인'... 속은 '한기총 해체'

이들은 '세계여성인권회복'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교계 일부 목회자들이 성범죄를 저진른 것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교회들의 한국기독교총연합(이하 한기총) 탈퇴를 촉구했다.

교회 앞에 자리잡고 대형스피커로 발언한 집회 참가자들은 "무질서하고 무분별한 한기총의 행태로 인해 우리사회는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한기총을 해체시켜야 한다"며 "이제 우리 여성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인 성직자 인권유린을 가만히 앉아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남구 일대에서 진행된 집회에선 소망교회(담임목사 김경진)와 광림교회(담임목사 김정석) 주변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시민들에게 전단지 수천장을 배포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500여명, 경찰 추산 8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300~500명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집결했다. 규모가 커지면서 교회 주변에 밀집한 주택가의 주민들이 항의하기도 했다.

신촌에 위치한 창천교회(담임목사 구자경) 앞에도 이미 수일 전에 집회신청이 허용되면서 교회 측은 경찰의 집회 허용에 유감의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장 많은 사람이 붐비는 날과 장소에 집회를 허락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회 측, 대응 자제... 불필요한 접촉 않겠다는 뜻

단체의 항의성 집회를 맞이한 교회들은 최대한 대응을 자제했다. 이는 불필요한 접촉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공식적인 발언이나 성명도 없다고 교회 측은 밝혔다.

다만 교회차원에서 채증을 통해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같은 신천지 관련 단체들의 행동은 앞서 신천지가 줄곧 주장해왔던 '한기총 해체' 요구에 힘을 싣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이날 모인 사람들은 마치 여러 인권 단체가 캠페인에 동참한 것처럼 보이도록 발언하기도 했다.
 
▲서울 동대문구 소재 동안교회 앞 대로변에서도 집회가 진행됐다. (사진=독자제공)

한편 일부 교회에선 예배에 방해된다는 항의의 목소리에 "예의를 지키자"며 대형스피커 없이 집회를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신천지는 대전에서 새로남교회(담임목사 오정호) 앞 집회로 주일예배를 방해한 것에 대해 교회에 배상하란 법원의 판결을 받은 바 있어 이날 집회에서도 최대한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체는 이밖에도 동안교회, 순복음 강북교회, 신촌장로교회,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여의도침례교회 등 15여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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