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원시 부족민에게 복음을 전하려다 숨진 미국 청년 선교사의 시신 수습이 중단됐다. 이런 가운데 사후 공개된 선교사의 일기장에는 그의 선교적 사명의식과 신앙고백이 담겨 있어 많은 기독교인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한편 이 젊은 선교사의 선교 열정에 대한 미국 현지교회의 반응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워싱턴주 밴쿠버 출신 존 알렌 차우 선교사
 
차우 선교사, 3년 간 북센티넬섬 접근 시도
 
젊은 미국인 청년 선교사 존 알렌 차우(남, 27)는 지난 17일 문명과 단절된 인도 동쪽 뱅골만의 안다만해에 있는 작은 섬, 북센티넬섬에서 원주민들의 화살을 맞고 사망했다.
 
차우는 당시 현지 어민들에게 돈을 주고 어선을 빌려 타 섬 근처까지 간 뒤, 혼자서 카누를 타고 섬에 상륙했다. 그는 원주민들에게 생선과 선물을 건네려고 했지만, 섬에 도착하자마자 원주민들이 날린 화살에 맞고 피살 당한 뒤 해변에 묻혔다.
 
그는 2015년부터 여러 차례 이 곳에 상륙을 시도하며 복음전파를 시도했다. 숨지기 전날에도 이미 한 차례 북센티넬섬에 접근을 시도했다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에도 원주민은 차우에게 화살을 쏘았고, 그 화살이 그가 지니고 있던 성경을 관통하면서 겨우 목숨을 지켰다. 하지만 이 곳에 기독교를 전파하겠다는 신념을 포기하지 못한 그는 다음 날 다시 섬으로 찾아갔다 끝내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원주민 선교 열정은 사후 공개된 일기장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하나님. 저는 두렵습니다. 지금 보고있는 이 태양이 제가 보는 마지막 태양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납니다. 사람들은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저는 저 섬에 가서 주님을 알리는 것이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일기가 마지막 일기더라도, 주님의 영광된 일이고 주님이 베푼 은혜임을 믿습니다. 누군가 섬에서 저를 죽이려 한다해도 그들을 용서하소서.”
 
그런가 하면 차우의 시신수습 절차는 중단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는 인도 당국이 시신수습과 관련해 북센티널 원주민과 외지인 사이 발생할 충돌을 고려한 것이다. 미국도 인도의 입장을 이해하고 더 이상 압력을 가하지 않을 방침이다. 인도 법률상 북센티널 원주민 공동체와 접촉하는 것 자체가 불법인 만큼 차우를 섬에 데려다 준 어민 7명은 인도경찰에게 체포된 상태다.
 
“그는 소명이라 믿고 철저히 준비했다”
 
한편 차우의 죽음 이후 그의 선교활동에 대한 현지 교회의 반응은 엇갈린다. 미국 CBN뉴스에 따르면 차우의 사망 소식에 많은 기독교인들이 애도를 표하면서도 그의 원주민 선교활동이 개인의 지나친 열광적인 태도에서 비롯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감리교 대학교 케이트카르테 역사교수는 “차우가 섬에 오는 것을 원주민들이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간 것은, 받아들이는 이에게 폭력적 행동일 수 있다”며 “우리(미국)는 세계에서 우리의 행동이 어떻게 감지되는지 신중히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우를 센티넬에 보낸 미국 선교단체 올네이션스 관계자는 차우의 원주민 선교는 충분한 사전준비로 이행된 점을 강조하며 반박했다.
 
그는 “차우는 지난 8년 간 북센티넬섬 원주민 선교를 소명이라고 믿고, 이들을 사랑하고 돌보기 위한 사역들을 철저히 준비했다. 그래서 우리도 그를 지원했다”며 “그는 병원균 면역력을 체득하지 못한 원주민들을 위해서 섬으로 떠나기 전 13가지의 예방주사도 맞았고, 스스로를 몇 일간 외부와 격리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차우의 가족들은 “우리는 차우의 비극적인 죽음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프지만, 용서할 준비가 돼 있다”며 “차우는 사랑받는 아들이자 형제, 삼촌이었고, 무엇보다 하나님이 사랑하는 아들이었다. 그는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숨을 거뒀다. 그에게는 센티넬 원주민들을 사랑하는 마음 뿐 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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