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10월부터 시행하고자 했던 출산지원장려금 지급이 미뤄졌다. 최근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출산장려금'이란 대책을 내놨던 건데, 내년 10월부터 아이를 낳은 산모 1인당 25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는 것이 법안의 골자였다. 시민들의 육아 부담, 과연 어느 정도인지 들어봤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육아 부담은 과연 어느 정도 인지 들어봤다.ⓒ데일리굿뉴스
 
"독박육아나 경력단절에 대한 고민은 여전"
 
"하루 24시간을 꼬박 아이들과 보내며 생활하기 때문에 제 개인적인 시간이 없고 늘 불안하죠."
 
두 아이의 엄마인 김수인 씨(26, 서울 양천구). 첫째가 어린이 집에 다니기 시작했지만, 둘째가 있다 보니 하루 온종일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상이 됐다.
 
아이들이 성장할 수록 육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건 비단 수인 씨만의 문제는 아니다. 혼자 아기를 키워야 하는 독박육아나 출산 후의 경력 단절에 대한 부담도 상당하다.
 
또 다른 엄마 문애린 씨(29, 인천 부평구)는 "양가 부모님이나 제3자가 아이를 봐주면 다행이지만, 어려운 상황이라면 여성들이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산 휴가를 사용했더라도 복직을 하려면 아직까지 눈치가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마저도 정규직이 아니라면 어렵다는 것이 시민들의 의견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합계출산율은 1.05명.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25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겠다고 제시했지만, 논란 끝에 저출산 예산 개혁을 위한 연구 이후로 미뤄졌다.
 
출산장려금 지급 정책은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시행하고 있어 더욱 주목됐다. 하지만, 이 정책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전문가와 시민들은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정책이 미비하단 입장이다.
 
김수인 씨는 "산후조리원 비용이 대략적으로 300만원에서 500만원 사이"라며, "이전에 언급됐던 250만원은 조리원 비용도 충당이 안 되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문애린 씨도 "일단 낳기 시작하면 아이를 키울 때까지의 비용이 어마어마한데 단순히 출산장려금을 준다고 아이를 낳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관심 촉구하는 계기됐지만, 장기적인 대책 필요"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부모의 육아휴직 보장이나 영유아 보육시설 확충 등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송규운 교수(서울신학대학교 유아교육과)는 “아이를 낳아도 잘 키울 수 있다는 자신이 없고, 사회구조적으로 보장이 되어 있지 않으니 아이를 안 낳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취업이 어려우니 결혼이 어렵고, 결혼을 해도 내 집 마련 등의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출산율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정부에서 우선 할 수 있는 것 영유아 보육시설을 안정적으로 확충을 한다든지 임신 출산부들의 육아휴직이 법적 시스템적으로 되어 있지 않는 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번 대책이 저출산 문제에 대해 사회 전반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계기가 됐단 의견도 나온다. 사회 구성원들이 아기 엄마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고, 함께 육아를 책임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단 것이다.
 
3년째 지역에 거주하는 산모와 아기를 위한 행사를 열며, 임신과 출산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부평갈보리교회 신재국 목사는 “부모가 육아를 책임지기에는 너무나 벅찰뿐더러, 한계에 이르렀다”며 “정부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되겠지만 모두가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산장려금 지급. 가계에 일시적인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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