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12월 12일 비무장지대(DMZ) 내 새로 개척한 오솔길을 통해 상대측 시범철수 대상 GP(감시초소)를 방문해 검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는 지난 ‘9·19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른 이행 차원에서 이뤄졌다.
 
 ▲남북 군사당국이 '9·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시범 철수한 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에 대해 12일 오전 상호검증에 나선 가운데 강원도 철원 중부전선에서 우리측 현장검증반이 북측검증반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이번 작업은 휴전선 동부·중부·서부전선에 걸쳐 있는 남북 각각 11개 GP의 시범철수 완료 여부를 검증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앞서 남북은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지난 11월 말까지 시범 철수 대상 GP 각각 11개 중 10개를 완전 파괴했고, 1개씩은 병력과 장비는 철수하되 원형을 보존했다.

11개조로 편성된 남측 현장검증반은 이날 오전 남측 GP에서 북측 GP까지 연결된 오솔길을 따라 이동해 오전 9시께 군사분계선(MDL)에서 북측 인원들과 만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폭 1~2m의 오솔길은 이번 GP 시범철수 현장검증을 위해 새로 개척한 남북 통로”라며 “오늘 오전 9시께 오솔길과 군사분계선이 만나는 11개 지점에서 남북 GP 시범철수 현장검증반이 만나 북측 GP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각각 7명으로 구성된 11개조의 남측 현장검증반은 현재 북측 GP의 철수 현황을 검증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남북 현장검증반이 만난 지점에는 군사분계선이라고 쓰인 노란 팻말과 황색기가 설치됐다.

국방부 공동취재단이 촬영한 중부전선의 만남 장면을 보면 철모에 노란띠를 두른 남측 현장검증반은 형광색 조끼를 입은 경호 인력의 보호를 받으며 군사분계선에서 북측 현장검증반과 만났다.

군사분계선에서 짧게 대화를 나눈 남북 현장검증반은 길가에 흰색 경시줄이 설치된 오솔길을 따라 북측 GP로 이동했다.

남측 현장검증반이 DMZ 북측 지역으로 넘어가자 남측 경호 인력은 철수했으며 대신 무장한 북측 인력이 경호 임무를 맡았다.

고지 정상에 있는 북측 철거 GP로 연결된 오솔길의 상당 부분은 계단으로 이뤄져 있었다. 이 계단도 GP 시범철수 현장검증을 위해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북측 GP가 철거된 지점에는 무장한 북한군이 남측 현장검증반의 이동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남북은 시범철수 GP마다 7명으로 구성된 현장검증반을 투입했거나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 검증반은 대령급(북측 대좌급)을 반장으로 하며, 검증 요원과 촬영 요원으로 구성됐다.

한편 국방부는 시범철수 GP 잔해의 처리방안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GP 시범철수 과정에서 발생한 시설물 잔해는 벽돌로 만들고, 철근은 녹여서 평화상품으로 만들 수도 있다”며 “일부 시설물은 과거 베를린 장벽처럼 특정 장소에 전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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