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가 연말을 앞두고 탈북민 목회자들을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 신앙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들의 신앙고백은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12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14일 오전 7시 강변교회에서 개최됐다. 제일 오른쪽에 있는 이정익 목사와 탈북민 출신 목회자 4인의 모습이다.ⓒ데일리굿뉴스

탈북민에서 목회자의 길 걷기까지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이정익 목사)가 '탈북민 출신 목회자 격려'라는 주제로 개최한 12월 월례조찬기도회에서는 탈북민 출신 목회자들의 신앙고백이 감동을 전했다.
 
17년 전 남한에 와 10년 간 신학의 길을 걸어 온 마요한 목사(새희망나루교회 담임)는 "북한에서 30년 간 이데올로기 주체사상에 주입된 내가 하나님을 만났을 때, 하나님이 나와 북한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달았다"며 "진리를 만나니 교육받은 사상들이 짧은 시간에 허물어졌고 사역자의 삶을 살기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북한기독교총연합회 회장 강철호 목사(새터교회)는 하나님을 확실하게 믿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김일성의 주체사상에 속아 탈북했는데, 성경책을 읽으니 하나님께 또 속을까봐 내적 갈등이 심했다. 처음에는 교회에서 예배하고 눈물로 기도하는 모습도 이해가 안됐다"며 "하지만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나를 지켜준 선교사들과 신앙인들을 보며 하나님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느꼈고 성경을 믿게 됐다"고 간증했다.
 
김성근 목사(노원 한나라은혜교회) 역시 5년 간 중국에서 세 번의 감옥생활을 하면서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기도했지만, 막상 하나님 말씀을 온전히 믿기까지 오랜 영적 갈등과 그에 따른 훈련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정치범 수용소를 가야 하거나 처형돼야 하는 상황이 올 때마다 하나님께 내 인생을 드리겠다며 살려달라고 기도했지만 성경을 읽으니 김일성 이름 대신 하나님 이름만 갖다 붙인 격이어서 정말 하나님을 믿기 싫었다"며 "그러나 오랜 시간 지인들의 기도 덕분에 나의 생각이 깨질 수 있었고 하나님께 기도한 서원을 따라 목회의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탈북민 한 사람 한 사람은 복음의 일꾼"
 
이처럼 탈북민이 그동안 세뇌됐던 김일성 사상을 벗어 버리고 기독교 신앙으로 바로 서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영적 훈련이 요구된다. 때문에 누구보다 북한 주민의 상황과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탈북 기독교인들이야말로 북한 내 복음화 사역에 앞장서야 한다고 목회자들은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실제 탈북민 목회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교회가 탈북민을 복음의 일꾼으로 양육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 2004년 남한에 들어온 후 2010년부터 탈북민 사역을 하고 있는 송신복 목사(평택하나비전교회)는 탈북민들의 영적 훈련은 공동체성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하나님이 탈북민들을 남한으로 오도록 허락하신 것은 한국교회와 연합해서 북한의 복음화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우리 교회 탈북민 성도 대다수는 이미 북한에서 혼자 신앙을 지키다가 남한으로 오다 보니 '공동체 생활'을 힘들어 했다. 하지만 서로 사랑과 용서로 인내해야 함을 배우면서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것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무엇보다도 성경말씀을 통한 양육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20명 가량 탈북민 성도를 사역하고 있는 김성근 목사는 "성경말씀 중심의 신앙교육 사역을 1년 정도 하니 절반 이상 성도들의 삶의 방향이 서서히 변화되는 것을 느꼈다"며 "평신도 개개인이 복음의 매개체로서 주어진 사명이 있다. 따라서 탈북민 한 사람 한사람이 복음의 일꾼으로 세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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