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어 교육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어로 된 외국어 국정교과서가 발간됐으며, 최근에는 한국학 단과대학도 설립됐다.
 
 ▲우즈베키스탄 현지 내 초중고교 34곳과 대학교 13곳에서 1만 1,400여 명의 학생들이 한국어를 정규과목으로 배우고 있다.

한국어, 인기 제2외국어로 급부상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의 한국어 열풍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현지 내 초중고교 34곳과 대학교 13곳에서 1만 1,400여 명의 학생들이 한국어를 정규과목으로 배우고 있다.  
 
2015~2017년 우즈벡 정부와 한국교육원이 함께 개발한 한국어 국정 교과서가 나오면서 한국어 교육을 채택하는 현지 학교가 급증한 것이다. 한국어가 외국어 국정 교과서로 발간된 것은 영어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초중고교 통합학교인 '35학교'에서는 현재 전교생 1,849명 중 809명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현지에서 가장 먼저 한국어 교육을 시작한 이 학교는 1990년 고려인 한국어 교사가 방과 후 한국어 수업을 시작했으며, 2009년 한국어를 정규과목으로 정해 시행하고 있다.
 
정규학교가 아닌 한국교육원과 한글학교 수강생까지 합치면 한국어 교육 인원은 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어 인기는 현지 대학에서도 높다. 타슈켄트 국립 동방대는 1992년 한국어과 신설 이후 올 9월 중앙아시아 최초로 한국학 단과대인 한국정치경제과와 한국역사문화과를 신설했다.
 
이 같은 한국어 교육 열풍은 한국 유학을 꿈 꾸는 학생들 증가로 이어졌다. 학생들은 "한국어 교육을 받고 한국어능력시험 6급(최고등급)을 받아 한국에서 유학하는 것이 꿈"이라며 "유학 후 한국 기업에 취업하거나 우즈벡으로 돌아와 국가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우즈벡의 한국행 유학생 수는 754명에서 올해 7,555명으로 5년 새 10배 넘게 늘었다.
 
또 한국어능력시험 토픽 응시생도 2014년 2,652명에서 2018년 6,183명으로 2배 이상 많아졌다. 오기열 원장(우즈베키스탄 한국교육원)은 "한국어능력시험 원서 접수 날에는 인파가 몰려 경찰이 교통 지도를 할 정도"라고 전했다.
 
우즈벡의 '코리안 드림' 원인은
 
우즈벡의 한국어 교육 열풍의 원인은 1991년 구 소련의 붕괴로 독립국가가 되면서 한국을 발전 모델로 삼은 것이 발단이 됐다. 소련의 연방정부 시절 목화 생산지였던 탓에 변변한 산업 기반이 없었는데 독립 이후 경제 성장이 절실했던 우즈벡은 한국을 하나의 롤모델로 삼은 것이다.
 
특히 대우그룹은 1996년 우즈벡에 중앙아시아 최초의 자동차 공장을 세웠다. 현재 이 공장은 국유화 됐으나, 한국에서는 오래 전 단종된 대우차 '티코'를 현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한류'의 열기도 더해지며 한국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2000년대 초반 한류 드라마와 최근 한국 아이돌 그룹의 인기가 뜨거워지면서 현지인들 대부분 한국 드라마와 가수의 노래를 보고 듣는다. 이는 한국 유학을 향한 꿈으로 이어진다.
 
'35학교' 11학년생인 마마자노바 마지나(여, 15)와 아흐메도바 세빈치(여, 15)는 "한국어 어렵지 않다. 매우 재미있다"며 "케이팝을 너무 좋아하고, 춤도 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우즈벡에서 한국어 교육열기 만큼 한국에서의 관심도 요구된다. 우즈벡 수도 타슈켄트에 위치한 한국교육원은 현지 교재 개발과 교원 연수, 한국어시험 주관 등 한국어 교육 전파를 위해 △낙후된 시설 보완 △폐쇄된 기숙사 재건 문제 △기자재 교체 및 최신 도서 구입 등에 필요한 정부의 예산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오기열 원장은 "현지 내 한국어 과목 채택을 하고 싶어 대기 중인 학교들이 있다"며 "하지만 사전에 집행된 예산에 한 해 지원할 수 있어, 지원을 다음 해로 넘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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