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새벽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설비점검을 하다 숨진 채 발견된 김씨가 사고가 나기 열흘 전인 1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동조합 캠페인에 참가해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는 피켓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었다. 

'위험의 외주화' 근절 촉구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하청업체 소속 20대 노동자가 홀로 설비를 점검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저비용, 효율화를 내세우며 안전관리 등을 하청업체에 맡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로 하청업체 노동자의 죽음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이 같은 현실에 심각성을 느끼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있는 강력한 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비정규직대책 한국교회연대(대표 남재영 목사)는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노동자 고(故) 김용균씨 죽음의 근본원인은 자본의 이윤실현을 위한 위험의 외주화에 있다"면서 "계속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을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대책으로 '비정규직 제도 철폐'와 '위험의 외주화 근절'을 주문했다.
 
한편 비정규직대책연대는 비정규직 고용형태에 대한 문제점 지적과 정책 대안 모색, 노동시장에 대한 한국교회의 선교과제 제시 등을 위한 목적으로 2015년 발족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비롯해 교단, 교계 추천 인사들로 구성해 활동에 임하고 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비정규직 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멈추어야 합니다.
 
2016년 5월 28일 오후 5시57분, 구의역에서 김 군은 컵라면과 함께 그의 꿈을 담아놓은 가방을 남긴 채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1일 새벽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노동자 김용균씨가 9·10호 발전기 석탄운송설비 컨베이어벨트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어째서 이같은 참사는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까? 계속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은 여기서 멈추어야 합니다.
 
3년 전,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시민들이 촛불을 밝혀 든 것은 인간의 존엄성이 실현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적인 염원이었습니다. 이 같은 염원이 모아져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사회안전망 구축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판박이처럼 닮은 죽임을 계속 목도해야하는 국민들은 절망스럽습니다.
 
자본의 이윤을 실현하기 위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죽음의 환경으로 내몰리는 현실을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지. 문재인정부가 이제는 답을 해야 할 때입니다. 창조혁신, 공유경제, 국민소득 3만 불, 이 모든 것도 말잔치에 불과합니다. ‘위험의 외주화’를 끝내지 않고 기회의 평등이나 과정의 공정함을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질문하게 됩니다.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청년의 죽음을 계기로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아벨의 피가 외치는 호소를 들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죄를 심판하셨습니다. “비정규직대책 한국교회연대”는 고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더 이상은 또 다른 아벨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다시 한 번 정부와 기업에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1. 한국서부발전은 뻔뻔하게 개인의 실수 운운할 것이 아니라 고인과 고인의 가족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라.
 
2. 정부와 기업은 비정규직노동자의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있는 근본 대책으로 비정규직 제도를 철폐하라.
 
3. 국회는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고 원청 기업에 분명한 책임을 지우는 법안을 조속히 마련하라.
  
2018년 12월 13일
 
비정규직대책 한국교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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